□ 가을은 가을이다
하늘이 높아지고 바람이 차가워지면 슬며시
가슴 한쪽이 서늘해집니다. "곧 추운 겨울이
닥쳐올텐데... 보일러 기름 넣어야 하는데... 햇볕같은집과
우리 집 양쪽 다 넣으려면 네 드럼은 있어야 하는데..."
"언제 기름 없어서 떨며 겨울 난 적 있었어?"
"그래도, 기름통이 가득해야 불을 안 때도 마음은
든든하지요" "하긴 그려. 그래도 이제
가을이 시작되었는데, 가을이나 좀 즐기고 나서
겨울 걱정을 하자고" 가을 바람이 불자마자
겨울 걱정을 하는 아내에게 괜히 짜증을 냈습니다.
가을 속에는 슬픔과 감사가 함께 있습니다.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별로 된 것은 없고, 가득 채운 것 같은데도
허전하고, 어느새 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불현듯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절이 가을입니다. 그러나
가을이 깊어지면서 온갖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들판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요. 지금은 추운 겨울 걱정을 할 때가 아니라
가을 열매를 거두어들여야 할 때입니다. 지난 여름은
힘들었지만 이 가을 공기는 너무나 고소하고 향기롭네요.
ⓒ최용우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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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1238 <꿈일기/샨티>중에서○지난글 |
□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음은 그
자체가 은총이다 |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복잡한 시장에
갔는데, 웬 아이가 무척 부러워하는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며 따라왔습니다. 그래서 걸음을 멈추고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엄마와 함께 이런데
와서 엄마를 도와 물건을 들어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가
없냐고 물어보자 아이의 대답이 "여기서 길을
잃었어요. 어디가 나가는 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이를 인도하여 시장에서 나가는데 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린아이가 작은
손으로 어머니의 짐을 덜어주는 모습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부러워하는 눈길이
있었다는 얘기는 조금 신선하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은, 그 '누구'가 사랑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더욱, 은총이다. ⓒ이현주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