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야 화이팅!!
다섯 손가락 중에 네 개는 사이좋게 똑바로
서 있는데 엄지만 똑 떨어져 혼자 왕따입니다. 키도
제일 작은 땅딸이이고 다른 손가락들은 날씬하게
쭉쭉빵빵인데, 엄지는 가장 뚱뚱합니다. 그리고
다른 손가락은 모두 세 마디로 되어 있는데 엄지는
한 마디가 살 속에 파묻혀 있어서 두 마디처럼 보이는
비정상 손가락입니다. 하지만, 손으로 하는 일의
반을 단지 엄지손가락 하나만 가지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네 손가락은 엄지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무엇하나
집을 수도 없습니다. 네 손가락은 서로 도울 수 없지만
엄지는 네 손가락을 모두 도울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최고야!' 하며 손을 들 때 엄지를 세웁니다. '최고야'
하면서 다른 손가락을 세웠다가는 큰일나지요^^(특히
가운데 손가락은...) 엄지야 파이팅! 세상의 엄지들이여
힘내시라. 세상은 지들이 뭐 잘났다고 엄지들을
왕따시키지만, 핸드폰에 문자를 찍을 때 엄지 없으면
어떻게 글자를 찍어? 안 그래? 이제야 비로소 엄지들의
세상이 된거야!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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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1420 <보는것을 보는눈이
행복하다/kcm>중에서○지난글 |
○책구입하실
분은 왼쪽 표지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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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은 적(롬11:11-12) |
매우 분명한 사실 하나. 예수가 없었다면
부활도 십자가도 없었겠지만, 산헤드린이나 빌라도가
없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둠이
따로 실제 하는 것이 아니라 빛의 부재가 곧 어둠이듯이,
선의 부재가 곧 악이요, 삶의 부재가 죽음이다.
'죽음'은 싸워서 이길 무엇이 아니다. 악(惡)도, 죄(罪)도
마찬가지다. 있지도 않은 것을 무슨 수로 싸워서
이길 것인가?
주님, 세상의 악과 싸우느라고, 죄와 싸워서
이겨보려고, 오랫동안 아까운 시간과 정력을 바쳤습니다.
그래도, 그래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으니 마냥 헛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는 그렇게 살지 않겠어요. 어둠을 물리치고
불의를 꺾으려던 생각일랑 깨끗이 비우고, 그 대신,
빛을 일으키고 의를 세우는 일에 전념하겠습니다.
주님, 제 이 각오가 물거품처럼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이현주 (목사) |
□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3
창문을 열면 수면에 잠긴 채로 오색 영롱한
항구의 불빛. 오늘 또 하루 날은 저물었습니다.
주여. 감은 눈 안으로 일기를 젖히면, 파아란
하늘 밑에서 표백된 빨래를 쥐어짜는 어머니 가슴같이
희디 힌 기쁨이 있었습니다. 연기처럼 가볍게
오르고 싶으면서도 먼지투성이로 주저앉아 버린
초라한 실망이 있었습니다. 빼앗기고 싶잖은 차가운
의지로 당신을 위해 마음 도사리며 옷깃 여민 어려움-
어찌 나에게 이런 행복한 아픔을 주십니까. 주여,
나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자신을 잊어버리기엔 아직
너무나도 고된 내가 진리이신 당신 앞에 할말이
무엇일까요. 한줌에 햇살을 움켜쥔 채 그래도 나는
드릴 얘기가 있었습니다. 겹겹이 나를 닫아 버린
어둠 속을 헤치고 당신 아닌 그 누구를 찾아야 되겠습니까.
섭리이신 당신이여, 나의 자유는 당신의 것입니다.
하늘 향한 나의 원이 참 바른 것이라면 다른이와
더불어 나누어 갖고싶습니다. 맑은 아침같이 정결한
의지를 키워 주십시오. 나는 오로지 당신의 피로써
태어난 목숨임을 더 깊이 알게 해 주십시오. 고적한
침묵을 타고 밤은 내립니다. 신비의 절정으로 나를
안아주는 밤. 한 영혼의 비밀한 얘기를 당신은 들으십니까,
하여, 하나이신 당신 앞에 내가 외우는 노래- 사랑하는
일입니다. 바친다는 것입니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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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 - 꽃차
한잔의 향기와 여유 ○지난일기 |
□ 국화는 서리를 맞아도 꺾이지 않는다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니 그냥 온 세상의
풀은 다 꼬부라져 버리고 마네요. 마당에 국화, 다알리아,
독말풀, 민들레, 금송화, 코스모스, 과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는데, 순식간에 다른 꽃들은 다 시들어
버리고 그 중에 국화만 더욱 청청하고 화사하게
피어납니다. 역시 가을은 국화의 계절입니다.
마당 아무데나 셔터를 눌러도 국화꽃이 찍힙니다.
아내가 여기저기에서 한 가지씩 꺾어 이사왔어 할머니집
담밑에 꽂아놓은 국화가 형형색색 꽃이 피었습니다.
(옆집 할매는 우리를 볼 때마다 '이사왔어?' 하고
벌써 몇 년째 묻습니다. 치매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도
우리를 기억 못하실까잉 참말로) 국화는
서리를 맞아도 꺾이지 않는다 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10년도 넘게 매일 발송하던 이-메일 햇볕같은이야기
하루에 만이천원 정도씩 지불하는 발송 비용이 없어서
잠시 중단했습니다. 요즘 서리는 정말 너무 춥고
매섭네요. 여러분, 아무리 추워도 꺾이지 않는 햇볕같은이야기가
되도록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주세요. 햇볕 메일편지는
받아보는 분들에게는 무료이지만 저는 한 통당 1원씩
지불하고 발송한답니다. 1원은 작은 돈인데, 이게
1만통이 넘어가니 큰 돈이 되어버리더라구요. 거기에
곱하기 30을 해서 한 달 분씩 결제를 합니다.
온 몸이 오그라지도록 추운 날 아침 보란듯이
생생한 국화꽃의 기상이 정말 군자의 꽃 갔습니다.
햇볕같은이야기가 바로 그런 군자같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몇 번을 망설이다 속사정을 쓰는 마음이
그냥 싸 -합니다. ⓒ최용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