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에는 로얄석이 없다
어쩌다가 다른 사람의 비행기표를 제가 직접 예매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에는 최고급 좌석인 퍼스트(First), 고급좌석인
비지니스(Business), 그리고 일반석 이코노미(Economy)클래스가 있더군요. 그런데, 최고급 특별석인 퍼스트의 요금이 일반석보다
4-5배는 더 비싼 것 같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안락하고 편안한 자리이기에 이리 비쌀까요? 나중에 꼭 한번 체험해 봐야겠습니다.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리를 쭉 펴고 등받이를 뒤로 눞혀 비스듬히 누울 정도의 독립된 공간이라고 합니다.
비행기뿐만 아니라 호텔,
연극장, 운동장에도 특별석이 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에도 귀빈들이 머무르는 로얄박스가 꼭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언제나 그런
자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번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무슨 집회가 있었는데, 그날 오시기로 한 주 강사가 명성이 대단하신
분이었습니다. 강단 뒤의 독수리가 그려진 특별석에는 지역의 유지들부터 시작하여 한가닥 한다는 사람들이 새까만 양복으로 차려입고 줄줄히 앉아서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강사가 나타나지 않자 잠시 술렁임이 있었고 진행자는 당황하여 다른 순서와 막 바꾸려는
순간에 청중석에 앉아있던 강사가 서서히 걸어서 앞으로 나오는 모습이라니... 저는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그 뒤로 그분을 깊이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명 강의가 다 끝날 때까지 특별석의 가장 한가운데 가장 좋은 자리만 텅 비어있는 그 그림만으로도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천국에서의 상급은 땅의 기준과 다릅니다. 천국에는 로얄박스, 특별석, 퍼스트 클래가 없습니다. 이
땅에서 귀하게 여기는 것들은 천국에서는 가장 하찮은 것에 불과할 것입니다. ⓞ최용우 more... 이 글에 공감하시면 손가락 표시를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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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 나무도 피를 흘린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이 지금은 비록 면이지만, 2012년 7월 1일부터 세종특별자치시가 되어 저는 갑자기 '특별시민'이 됩니다.^^ 면에
살고 있는 특별시민이라... 웬지 고무신 신고 양복을 입게되는 꼴이네요 크윽! 그런데, 특별시가 되면 개발제한구역이 한층 강화되어 특별시
주변을 아주 손을 못 대도록 묶어 둔다고 하네요. 그래서 특별시가 되기 전에 허가란 허가는 다 내어 지금 세종시 주변은 산의 나무를 베어내고,
파내고, 폭파시키고, 밀어내고, 잘라내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지역신문에 매일 이 문제가 기사화 되어 올라와도
소용없습니다. 베어 낸 나무가 줄줄 피를 흘립니다. 나무도 피를 흘립니다. 잘라낸 산도 잘린 곳에서 피가 흐르더라구요. 사람만 피를 흘리는
게 아니더라구요. 산도 나무도 땅도 강도 모두 피를 흘리더라구요. ⓒ최용우 201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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