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59호 |
2015년3월2일에 띄우는 오천백쉰아홉번째 쪽지! ◁이전l 다음▷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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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우체국에 갔더니 우체국장님이 혀를 차며 “아까 대전약국 아저씨가 쓰러져 돌아가셨답니다. 심장마비래요. 세상에... 내가 아는 의사는 암에 걸려서 얼마 전에 세상을 떴어요. 약사, 의사도 병으로 쓰러지면 우리 같은 사람은 어떡하라고.... 안타까워요. 이제 막 봄이 되었는데...” 대전약국 아저씨는 연세가 많은 할아버지이기 때문에 갑자기 추운 날씨가 풀려서 따뜻해지자 체온 조절이 안 되신 것 같습니다. 연세드신 분들은 몸의 반응이 늦어서 계절이 바뀔 때를 조심해야 합니다. 봄은 반갑게 맞이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은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인 것 같아요. 봄을 많이 맞이할수록 장수한 사람이고, 봄을 적게 맞이한 사람일수록 짧게 산 사람입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 인생은 봄에 태어나서 여름에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가을에 열매를 거두며 서서히 정리를 하다가 겨울에 휴식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인생은 수레바퀴 돌듯이 평생 뺑뺑 돌다가 어느 순간 봄을 맞이하지 못하면 그냥 그대로 영원히 안식하는 것입니다. 봄은 생명이요 부활입니다. 봄에는 우주 만물과 자연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산도 들도 나무도 바다도 사람도 두꺼운 옷을 벗어버리고 따듯한 햇볕의 기운을 받으며 꿈틀거리는 계절입니다. 사람들의 생각도 깨어나고 꿈도 깨어나고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도 깨어납니다. 봄은 천국의 강림입니다. 누구에게나 일년에 한 번씩 봄을 맞이할 수 있음은 하나님의 큰 은총이며 선물입니다. 언제 봄이 왔는지 가는지 가버린 것인지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큰 선물을 외면한 사람과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살아 있으나 죽은 사람입니다. 병아리들도 봄을 맞으러 뽕뿅뿅 봄나들이 가고, 무덤가에도 봄은 오고, 하염없이 꽃은 피는데 말입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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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길, 십자가의 길
물거품이 물로 돌아가려면 안팎에서 부서져야 한다. 금반지가 금으로 돌아가려면 안팎에서 녹아야 한다. 아버지 앞에서 아들이 자기 뜻을 비운다. 그 아들을 아버지가 버린다. 순간순간 부서지면서 녹으면서 가는 길이 있다, 예수의 길 순간순간 부서져야 녹아야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십자가의 길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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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의 편지
내가 살아서 몇 번이나 더 당신을 볼 수 있을지 뜨는 해 지는 해를 볼 수 있을지요 그리고 몇 편의 시를 더 쓸 수 있을지요 그런 생각을 하면 졸다가도 정신이 번쩍 들어요 언젠가 내가 세상을 떠나는 날 나는 당신을 위한 하얀 새가 되어 날아가고 싶어요 사랑의 시를 쓰는 바람으로 땅에 묻혀도 자유롭고 싶어요 ⓒ이해인(수녀) <희망은 깨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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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불기
오늘은 햇볕이 비치는 날임에도 기온은 영하인 날씨이다.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코끝이 찡하고 귓불이 얼얼하다. 잠깐 우체국 다녀오면서 잠바를 두껍게 껴입고 다녀왔다. 요즘 아침에 밖에 나가보면 차의 본넷트(bonnet) 위에 고양이발자국이 도장처럼 어지럽게 찍혀있다. 아내가 퇴근하여 돌아오면 차의 엔진 열로 본넷트 위가 뜨끈뜨끈 하니 고양이들이 얼씨구나 하고 올라간 것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고양이들이 어디든 불기운만 있으면 달려든다. 심지어 자동차의 머플러에 붙어있을 때도 있다. 옛날에는 연탄이나 아궁이에 불을 때서 굴뚝이나 마루밑이 따뜻하여 고양이들이 겨울을 나기에 한결 수월하였는데, 요즘엔 정말로 불기가 있는 곳이 아무데도 없다. 사람들도 추운 겨울을 나기가 힘에 부치고, 고양이들에게도 생존문제가 걸린 혹독한 겨울이다. 봄아! 얼렁 와라!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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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커피 연작詩 329 ○지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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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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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종이만 보면 무슨 글이든 쓰고 싶어진다. 빈 컵만 보면 커피를 타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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