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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등반기
원래 산을 유쾌하게 오르지 못한다, 그러나 이번 2012년도 역시 아빠의 바램 대로 나를 산으로 끌고 왔다. 겨울 산이다 뭐다 해서 엄청 추울 줄 알고 스타킹을 2겹이나 신었지만 막상 산에 도착해보니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우리가족, 작은아빠네 가족, 도토리교회 식구들 이렇게 모여 산에 올랐다.
겨울에 산에 가면 항상 눈이 적어도 발목, 많게는 무릎까지 쌓여있었는데, 남덕유산에는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지..흐흐
초반에는 아주 오랜만에 오르는 산이라서 되게 힘들 줄 알았는데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다. 물론 내 체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산이 쉬워서였다. 그래도 계속 오르막길이다 보니 땀도 나고 그러는데 옷은 왜 이렇게 껴입고 와가지구..
사랑이 왈: 아 완전 힘들어ㅠㅠ힘드러 힘들어ㅠㅠ

사랑이의 표정은 내내 울상이었다. 이렇게 힘들 때는 귤을 먹으면 체력 완전 회복인데... 사실 이렇게 힘들 때는 뭐든 다 필요 없고 오직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어느정도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코 산은 만만치 않았다... 고개를 들어 정상에 다 왔다고 생각하면 정상은 커녕 올라야 할 언덕들만이 보였다.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계단은 이렇게 많았는지... 그러나 힘이 들 때부터 눈을 돌리는 곳마다 풍경이었다. 힘이 들 때마다 잠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풍경들이 조금 위안이 되었다.
입 꼭 다물고 정상에서 푹 쉬자 라고 생각하면서 산을올랐다. 점점 위로 향할수록 산에 눈이 녹아 있었다. 높은 산꼭대기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다. 원래 높이 올라갈수록 해와 가까워지는데 왜 눈이 쌓이는지...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멍청해 보이는 이유는 뭐지...
아무튼 녹은 눈 때문에 흙냄새가 나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유일하게 산에 가서 좋아하는 점이 흙냄새 맡는 것인데, 마침 눈이 녹아서 좋았다.
산이 높아지면서 보이는 풍경은 좋기는 한데, 너무 무서웠다. 높은 만큼 무서운 건가.
정말 힘들어질 때쯤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바로 공포의 계단. 아예 산을 가파른 계단으로 도배해 놓은 코스였다.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계단 아래와 그 주변을 쳐다보면 참 아찔한 곳이다. 안 그래도 높은 곳인데... 그렇게 계단코스가 지났다.

그리고 참 위험해 보이는 바위를 난간 하나로 간신히 지나고 또 가파른 철계단으로 안그래도 아픈 다리가 더욱 아파올 즈음, 저기 멀리 정상이 보였다. 순간 내 앞에 정상이 보인다는 기쁨이 커 힘들다는 소리도 잊고 정상으로 향했다.
그렇게 정상에 도착하니 보이는 비석 남덕유산.

정상에는 우리 일행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그 사람들은 막 라면도 끓여 먹던데 안 그래도 배고픈 상태에서 그것을 보니 더 배고팠다... 내 가방에 라면이 있기는 하지만 물은 아빠한테 있었다. 그러나 아빠는 엄마와 함께 오르기 때문에 일찍 오리라는 기대는 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나머지 일행을 기다리는 20분간 나는 정상에서 풍경을 구경했다. 제일 높은 곳에 가서 서 보기도하고...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정상에서 아래를 보았을 때 잘 보였다. 그리고 주변 산도 다 산맥이어서 크고 굵직굵직해서 멋졌다. 산 너머로 운해도 보이고 여러 가지로 눈과 함께 멋진 풍경이었다. 원래 눈이 쌓이면 더 멋있는데 그만큼 몸이 힘들 것을 감안하면 이정도 풍경에서도 충분히 감동을 느꼈다.
정상에서도 터지는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고 친구들과 통화도 하다보니, 엄마아빠와 일행 모두가 도착했다. 다같이 드디어 행복한 점심을 맞이했다. 라면도 끓여먹고 유뷰초밥과 김밥도 함께 했다. 산 정상에서 먹는 음식은 뭘 먹어도 항상 꿀맛이다. 그렇게 한동안 음식을 즐겼다.

내려올 때는 정상 쪽은 추워서 몸도 단단히 하고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느꼈다. 진짜 체력의 한계는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올라올 때 무리해서 쓴 다리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후들후들 거리는 다리 때문에 힘을 주지도 못하고 그저 천천히 내려가는 수 밖에 없었다.
위험한 코스도 지나고 어느정도 만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주안이와 도현이는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온 몸을 뒹굴고, 나는 그저 힘이 빠진 채 거의 반은 멍한 상태로 끝도 없이 내려갔다. 한동안 끝도 없는 산을 내려갔다. 그때 산 아래가 보였을 때 어찌나 기뻤던지... 눈물이 날 지경은 아니였지만 너무너무 기뻤다. 드디어 산을 타지 않는 다는 정신적 편안함과 몸이 더 이상 산을 타지 않는 육체적 편안함이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드디어 산 아래에 도착했다. 산 아래에서는 도토리교회가족이 라면을 끓여 맛있게 한 젓가락먹고 그렇게 헤어졌다.

차를 타고 가는데, 다리가 말을 안 듣는 상황에서 앞으로 2시간동안 운전할 아빠가 되게 피곤할 것 같았지만 나는 그렇게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
다음날, 나는 온 몸을 움직일 수 없어 학교를 빠지게 되었다. 야호





추워도 건강을 위해~~홧팅~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