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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됨의 역설 -윤용 목사

무엇이든 LAvey............... 조회 수 22 추천 수 0 2020.04.05 23: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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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됨의 역설](마가복음 14:22-31)


제자가 된다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는데,
그건 역설이다.

어떤 역설일까?


1. 먹는 것의 역설

주님은 최초의 성찬식을 행하셨다.

(막 14:22-23, 새번역) [22] 그들이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서 축복하신 다음에, 떼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것은 내 몸이다." [23] 또 잔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그들에게 주시니, 그들은 모두 그 잔을 마셨다.

자신의 몸과 자신의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먹게 했다.

원래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우리나라의 개념과는 전혀 다르게,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주님을 먹는다는 것이다.

그저 배우고 배운 바를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그래서 어떤 기능이나 학문을 취득하는 것으로
주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주님을 먹고 마셔야 하는데,
그건 주님이 자신을 위해 죽으셨다는
이상하고도 충격적인 개념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주님이 날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어.'
라는 이론만을 배우고 익혀서
자신이 신자라고, 또는 제자라고 믿는 사람들이
이 시대에 차고 넘친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야
누구나 얼마든지 할 수 있으리라.
그것으로는 결코 제자가 될 수 없고
신자가 맞는지도 의심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문제는 주님이 자신을 위해 죽으실 만큼
자신이 죄인인지를 아는 것이다.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성찬식에 참여를 한다 해도
그는 제자이거나 신자일 수 어려울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자신이 죄인이라는
그 사실을 제대로 알고 인식할 수 있을까?


2. 배신의 역설


제자됨의 역설은 한 걸음을 더 나아간다.

(막 14:27, 새번역) [27]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모두 걸려서 넘어질 것이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내가 목자를 칠 것이니, 양 떼가 흩어질 것이다' 하였기 때문이다. "

'걸려서 넘어질 것이다.'는
'나를 버릴 것이다.'라는 뜻이다.

주님이 예언을 하셨다.
제자들이 모두 주님을 버리고 도망칠 것이라고.

베드로가 자신은 절대 주님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주님은 베드로에게 닭 울기 전에
세 번 주님을 부인할 것이라고 선언하셨다.
베드로와 제자들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주님의 제자가 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과정이 있다.
주님을 배반하는 것이다.

배반하려고 해서 일부러 배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결코 배신하려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결심하고 주님 따라 죽으러 가겠다고
큰 소리마저 쳤는데,
결국은 주님을 배신하고 도망치는 것이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그 처절한 배신과 처절한 실패의 과정을 겪어야
올바른 제자가 될 수 있다.

왜 그럴까?
자신의 죄인됨을 뼈저리게 알고 느껴야,
그래서 주님이 자신을 위해 죽으셨음을 알아야,
그래서 자신이야말오 주님의 살을 먹고
주님의 피를 마시고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임을 알아야
참된 제자가 될 수 있는데,

자신이 주님을 처절하게 배신하고,
자신이 그렇게 배신한 사람임을,
앞으로도 그렇게 주님을 배신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자신의 죄인됨을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장 자격 없는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참된 제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3. '많은 사람'의 역설


제자됨의 또 하나의 역설이 있다.

이렇게 처절하게 배신하고
그래서 처절하게 자신의 죄인됨을 깨달아서
주님의 참된 제자가 되는 사람은
또 특별한 존재가 아닐까?

그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 제자됨의
또 하나의 역설이다.

주님이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주시면서
하신 말씀이 이것이다.

(막 14:24, 새번역) 그리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다."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하는 사람,
즉 자신의 죄인됨을 깨닫고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은
특정한 소수의 사람들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라는 역설이다.

기독교 신앙에서는 특별한 소수의 누군가가
특별한 은혜를 받아서
어리석은 대중을 가르치는 개념은 없다.

다른 모든 종교에서는 그런 개념을 사용하지만,
그래서 먼저 깨달은 선각자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기독교 신앙에서는 그런 개념이 전혀 아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제자의 길을 걸어가야 하고
그래서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결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어떤 목사나 누군가가
자신은 특별한 은혜를 받아서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이요,
자신은 특볋히 깨달음이 많고 탁월한,
주님께로부터 특별히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말하거나,
그런 분위기를 풍긴다면,
그 사람은 이단이 분명하다.

정상적인 교단에 속해 있는 목사라 할지라도
그런 개념을 가르치거나,
그런 개념으로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은근히 드러내려 한다면,
그는 이단적인 사람이 분명하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제자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제자가 되려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흉내낼 수 없고
다른 사람이 따라 올 수 없는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그저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더 깊이 깊이 깨닫고 발견해서
주님의 살과 피를 매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주님께 영원히 의존적인 존재임을 알고,
그 사실을 결코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4. 나는?


또 울었다.
사랑하는 형제 한 분이 나에게
울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제 말씀묵상 강의를 하면서
또 여러 번 울고 말았다.
울지 않으려 해도 잘 안 된다.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잘 우는 것일까?
내가 배신자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이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자꾸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으리라는
베드로와 제자들의 단호함에서
나의 과거가 너무나 선명하게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나는 소위 '믿음 좋은' 집사였다.
교회 생활 열심히 하고
집사로서 청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성도들에게는 큐티 강의도 했으니,
누가 봐도 신앙 좋은 집사로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일상의 삶에서는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살아가고
탐욕과 정욕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허덕이는 삶을 살아갈 때가 많았다.

일상에서 치열한 학원 생활을 하면서
나는 거의 예수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내가 술 안 마시고
주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근무를 하지 않고,
그 대가로 주일이 아닌 공휴일에는
모두 당직 근무를 했기 때문에,
그리고 겉으로 잘 양보했기 때문에
나를 예수쟁이로 봐주었다.

그러나 나의 내면은 돈과 탐욕과 정욕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둡고 칙칙하고 두렵고 외로운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살아갔었다.

주일에 교회에서의 삶과
평일에 직장에서의 삶에 있어서
나의 내면에서의 차이가 너무 커서
죽을 만큼 괴롭기도 했다.
나는 일상에서 주님을 배신하고 살아가는 배신자였다.

그런 시간을 제법 오래 보내고나서야
말씀이 아니면 살 수 없음을 깨닫고
말씀을 생명으로 붙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말씀을 묵상하면서
나 자신을 깊이 발견해갔다.
내가 얼마나 죄인인지,
내가 주님을 얼마나 오랫동안 배신했는지,
내가 얼마나 연약한지를 뼈저리게 알아갔다.

그리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죄에 무너질 수 있는
악하고 약한 존재임도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생생한 현실로서
발견하고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온라인 말씀묵상 세미나에 참석해주셨다.
한결같이 말씀에 갈급한 분들이었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쏟아 부으면서 강의를 하려고 노력했다.

자신이 죄인임을 깊이 알아
참된 제자의 길을 걸어가려는 갈망을 가지고
말씀에 삶을 거는 사람은
나 혼자이거나 소수에 그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역설을 믿는다.
할 수 있으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말씀에 삶을 걸고,
말씀이 깨닫게 하는 자신의 죄인됨을 깊이 보고
눈물로 제자의 길을 걸어가야 함을 믿는다.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것이 오늘로 6주째다.
가장 답답한 것은 성도들의 얼굴을 대면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답답한 것은
주의 만찬 (성만찬)을 나누지 못한다는 것이다.

성만찬을 나눌 때마다 함께 고백하는 말 중에
'주님을 향한 계속적인 의존성'이라는 말은
언제나 나를 울컥하게 만든다.

나도 성도들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도
자신이 죄인임을, 자신이 배신자임을
깊이 깨달아서 '주님을 향한 계속적인 의존성'을
결코 버리지 않는 제자의 길을
멈추지 않고 잘 걸어가길 간절히 소망하는 아침이다.


윤용 목사 (말씀의빛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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