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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나는 술을 안 먹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부지가 막걸리 심부름을 시켰다.
이웃 마을 가게까지 엄청 먼데 정말 가기 싫었다.
주전자에 술을 담아 가지고 오다가
슬그머니 화가 나서 술주전자를 집어 던져 버렸다.
그리고 넘어져서 그랬다고 거짓말을 했다.
술도 안 먹었는데 술이 나에게 거짓말을 시켰다.
얼굴이 벌개진 아부지에게 디지게 맞았다.
그때 나는 평생 술을 절대 안 먹기로 다짐한다.
초등학교 4학년 꼬맹이가...
그리고 그 다짐을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다.
ⓒ최용우 2011.1.21
그 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냥 술 한 주전자라도 잘 사다 드릴 껄
하는 후회를 어른이 되어서 한번 한 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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