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렴
우울한 날엔 어디론가 떠나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렴
아무도 없다고, 이놈의 세상 아무도 없다고
울컥, 쓴 생각 들 땐
쓸쓸한 가슴 그대로 떠나렴
맑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푸른 하늘이 열리는 곳에서 돌아보렴,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만났던 고운 사람을
누군가가 그대 곁에 있는 것보다
그대가 누군가의 곁에 있는 것이
더 큰 기쁨이었던 것을 다시 느끼렴
떠나렴
사는 게 자꾸 슬퍼지고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땐
책이나 한 권 사 들고 아무 기차나 집어 타렴 ...
떠나렴 - 백창우
문이 닫히고 차가 떠나고
먼지 속에 남겨진 채 지나온 길 생각하며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얼마나 더 가야 험한 세상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건너갈 수 있을까
아득한 대지 위로 풀들이 돋고
산아래 먼길이 꿈길인 듯 떠오를 때
텅 비어 홀가분한 주머니에 손 찌른 채
얼마나 더 걸어야 산 하나를 넘을까
이름만 불러도 눈시울 젖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얼마나 더 가야 네 따뜻한 가슴에 가 안길까
마음이 마음을 만져 웃음을 짓게 하는
눈길이 눈길을 만져 화사하게 하는
얼마나 더 가야 그런 세상 만날 수가 있을까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 김재진
먼 곳으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혼자 혹은 이웃과 함께.
여행은 어디로 가는 것이라고 해도 좋지만
사실은 어디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된다.
여행은 나로부터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무수한 삶을 찾아 헤매는 절실함으로
내 안으로 들어가면서 사색하는 행위일 터이다.
여행의 목적지가 다르다고 해도 되돌아오는 곳은 같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여행은 자기 자신을 기억하는 행위이다.
안치운의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중에서
옛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 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 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 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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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룡 - 밤의 플랫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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