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엇이든 › [칼럼니스트No.1028] 날지 못하는 새들의 천국, 뉴질랜드

김소희 | 2004.07.13 11:04:1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날지 못하는 새들의 천국, 뉴질랜드  

김 소 희 (동물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animalpark

자유, 비상(飛翔), 날개.... 이 모두가 새! 하면 떠오르는 단어다. 그러나, 뉴질랜드에는 날지 못하는 새들이 너무 많다. 뉴질랜드의 새 110여종 중 날지 못하는 새가 1/3을 차지한다. 물론 이들도 처음부터 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쩌다가?

약 1억 5천만년전 곤드와나 대륙에서 호주와 뉴질랜드가 떨어져나오고, 다시 6-8천만년전 뉴질랜드가 지금의 위치로 분리되었다. 이 외딴 섬으로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날 수 있는 새 밖에는 없었다. 이 섬에 자신을 위협하는 포식자가 없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하면서, 새들은 안전과 먹이가 보장되는 땅에 내려와 살기 시작했다. 굳이 이 편안한 땅을 떠날 이유가 없어진 이들의 날개는 점점 퇴화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도 처음에는 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땅 위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날개는 거의 퇴화되어 사라지고 대신 튼튼한 다리를 가지게 되었다. 많은 키위 암컷들이 자기몸의 1/4정도나 되는 알을 낳다가 산고로 죽기도 한다. 국조로 지정되어 보호되는 탓에 현재는 개체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또 유명한 것이 이미 멸종되고 없는 ‘모아’다. 모아 역시 날개가 퇴화되어 없는 새였는데,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로 키 3.5m, 몸무게 210kg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타조도 모아 다리 사이로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 공룡시대부터 14세기까지 생존한 것으로 알려진 모아는, 폴리네시안들이 뉴질랜드에 도착하면서 순식간에 멸종되고 말았다. 천적없이 살았던 모아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숨거나 도망가지도 않았고, 단백질 섭취원으로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모아는 더 이상 이 땅에 없다.

예쁜 빛깔과 귀여운 얼굴생김새로 사랑받고 있는 카카포는 가장 큰 앵무새이자 밤에만 활동하는 유일한 앵무새이다. 앵무새임에도 불구하고 날 수 없으며,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탓에 현재 40마리에서 많게는 80여마리가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시 부활한 새도 있다. 타카헤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뜸부기로 몸무게가 2.5kg에 길이는 60cm에 이른다. 이들 역시 인간과 함께 따라들어온 수많은 포식자들 덕분에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고 1898년을 마지막으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1948년 11월 제프리 오벨 박사가 한 호숫가에서 이들을 발견하면서 현재는 약 240여마리로 불어났다.

어쨌든, 날지 못하는 새들의 천국이었던 뉴질랜드는, 약 800년전 인간의 상륙과 동시에 날지 못하는 새들의 지옥이 되고 말았다.

'KTF Drama Club' 웹사이트 (www.dramaclub.com) (200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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