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얼레빗2992. 이덕무, 맹자가 내게 밥을 지어 먹였소

자료공유 프른솔............... 조회 수 243 추천 수 0 2015.04.01 19:21:37
.........

얼레빗) 2992. 이덕무, 맹자가 내게 밥을 지어 먹였소


본래 이덕무는 독서에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서얼의 처지기에 벼슬을 할 수도 없었고, 오로지 책을 읽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지요. 이덕무는 ≪간서치전(看書痴傳)≫에서 목멱산 아래 바보가 있다고 하여 자신을 독서에 미친 매니아 곧 “독서광(讀書狂)”이라고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그가 그의 벗 이서구(李書九, 1754~1825)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씁니다.

“내 집에서 가장 좋은 물건은 단지 ≪맹자(孟子)≫ 7책뿐인데, 오랫동안 굶주림을 견디다 못하여 돈 2백 잎에 팔아 밥을 잔뜩 해먹고 희희낙락하며 영재(冷齋) 유득공(柳得恭)에게 달려가 크게 자랑하였소. 그런데 영재의 굶주림 역시 오랜 터이라, 내 말을 듣고 즉시 ≪좌씨전(左氏傳)≫을 팔아 그 남은 돈으로 술을 사다가 나에게 마시게 하였소. 이는 맹자가 친히 밥을 지어 나를 먹이고 좌구명(左丘明)이 손수 술을 따라 나에게 권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소. 그러고는 맹씨와 좌씨를 한없이 칭송하였으니, 우리가 1년 내내 이 두 책을 읽기만 하였던들 어떻게 조금이나마 굶주림을 구제할 수 있었겠소?”

이덕무처럼 유득공도 서얼 신분으로 가난에 굶주리고 있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유득공이 이덕무를 나무라지 않고 ≪좌씨전(左氏傳)≫을 팔아 이덕무에게 술을 마시도록 한 것은 벗의 속마음을 헤아렸기에 기꺼이 같이 한 것입니다. 이들은 선비 사회의 바탕이 되는 경전(經典)마저 팔아, 밥 사 먹고 술 마신 것에서 더 나아가 맹자와 좌구명이 자신들의 주린 배를 채우고, 술까지 먹여 주었다고 칭송까지 하고 있습니다. 서얼을 차별하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이러한 자조 섞인 칭송이야말로 그들이 당시대를 향해 던지는 강한 외침이자, 시대에 맞서서 할 수 있었던 그들의 가장 강한 저항일지도 모르지요. 또 가난했던 이덕무는 이러한 엉뚱함에 공감할 줄 아는 벗이 있기에 부조리한 세상을 견딜 수 있었을 것이고 행복했을지 모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42 무엇이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가 회복되어 매우 기쁘다? 김요한 목사 2023-09-01 19
1214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좋은 세상은 없는 것 file 박노해 2023-08-31 14
12140 광고알림 제8회 금사리 별밤 음학회 file 윤은실 2023-08-31 8
12139 가족글방 예수님의 역사적 부활, 왜 그리 중요한가? 안환균 2023-08-31 17
12138 무엇이든 이미지의 중요성 file 백두용 목사 2023-08-31 17
12137 걷는독서 [걷는 독서] 비바람의 시간을 견뎌온 저 꽃들처럼 file 박노해 2023-08-30 9
12136 무엇이든 sbs 자막뉴스 file sbs 뉴스 2023-08-30 20
12135 가족글방 비닐봉지 첫 금지국은 ‘방글라데시’ file 남준기 2023-08-30 13
12134 가족글방 신천지의 순기능(?) file 김만승 2023-08-30 16
12133 무엇이든 한국정부는 국민과 싸우지말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일본정부의 몰염치와 싸우라. file 김현호 2023-08-30 13
12132 광고알림 대전기독교 평화기도회 file 빈들공동체 2023-08-29 8
12131 걷는독서 [걷는 독서] 바라보는 눈길이 file 박노해 2023-08-29 6
12130 묵상나눔 당당하게 file [1] Navi Choi 2023-08-29 18
12129 걷는독서 [걷는 독서]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file 박노해 2023-08-28 8
12128 묵상나눔 전능자의 보호 file [1] Navi Choi 2023-08-28 14
12127 묵상나눔 모세의 기도 file [1] Navi Choi 2023-08-27 18
12126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눔은 선한 마음의 증표다 file 박노해 2023-08-27 11
12125 뉴스언론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의 팩폭 file 서균렬 2023-08-27 14
12124 가족글방 섶-바느질하는 여인 file Navi Choi 2023-08-27 10
12123 걷는독서 [걷는 독서] 노동과 놀이와 공부가 하나 된 삶 속에서 file 박노해 2023-08-26 6
12122 묵상나눔 울어 줄 사람 file [1] Navi Choi 2023-08-26 22
1212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우리 인생에는 file 박노해 2023-08-25 9
12120 묵상나눔 진노의 포도주잔 file [1] Navi Choi 2023-08-25 14
12119 무엇이든 문제인씨에게 [1] 김요한 목사 2023-08-25 18
12118 걷는독서 [걷는 독서] 모든 것의 근간인 file 박노해 2023-08-24 8
12117 묵상나눔 예언자와 우체부 file Navi Choi 2023-08-24 15
12116 가족글방 하나님께 도전하는인간들 김홍한 목사 2023-08-24 13
12115 걷는독서 [걷는 독서] 백일 가는 폭풍은 없고 file Navi Choi 2023-08-23 10
12114 묵상나눔 좋은 것은 아주 좋고, 나쁜 것은 아주 나쁘고 file Navi Choi 2023-08-23 15
12113 가족글방 법은 강자가 만든다 김홍한 목사 2023-08-23 11
12112 무엇이든 주님 도우소서 주님사랑 2023-08-23 12
12111 걷는독서 [걷는 독서] 함께여도 평생을 혼자인 사람이 있고 file 박노해 2023-08-22 20
12110 가족글방 렘브란트의 삶과 예술 file Navi Choi 2023-08-22 18
12109 묵상나눔 너희가 부담된다 file Navi Choi 2023-08-22 10
12108 걷는독서 [걷는 독서] 그가 드러내 보이는 것보다 file 박노해 2023-08-21 12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