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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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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일기장~*
http://column.daum.net/ipray4u/
<제258호> 눈물에 관한 변명 몇가지 2003년 06월 17일
# To.. 경쓰!
있잖아. 사실, 나 그거 하품한 거 맞아.
처음엔 분명히 하품이었으니까. 설교 듣다가 몰래 하품을 하긴 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진짜 눈물이라고 할 수 없잖아.
연신 벌개진 내 눈을 들여다보느라 넌 예배시간 내내 나한테 시선을 떼지 못하더라.
그동안 내가 그렇게 안 울었나 싶어서, 무안해지는 거 있지? 계속 고개는 떨군채로 교회 바닥만 신발로 긁어대구 말야.
근데, 정말 나중에 훌쩍거린 건 눈물이 맞아.
콧물 나오는 거 너도 봤지? --+ 말간 액체는 거짓말 안하는 거잖아. 하도 구박하는 통에 예배시간 중간에 나가서 세수하고 왔는데..
그래도 눈물은 멈추지가 않더라.
# 그건 아마도
토요일 밤. 침대에 누웠는데, 마루에서 들리는 엄마의 인기척 때문에 잠들 수가 없었다.온종일 내일 점심에 교회에서 먹을 음식 만들고, 오이소박이김치를 만드셨다는데.. 나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가 되돌아보니 할 말이 없는 것이다. ..
주일 아침. 학생회 예배에 사역자도 반주자도 모두 2-30분씩 지각이란다.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하랴.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속의 권사님. 불편한 다리 때문에 운전기사가 필요한데.. 내가 가고 싶은데, 목사님이 가신단다. 어수선한 분위기의 교회. 이사하느라 주일 예배에 빠진 P집사님.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온다는 성가대 K집사님. 막막함이 눈 앞을 가린다. How.. 라고 나는 끊임없이 기도하고- 일주일의 삶이 그리도 피곤하신가. 주일날 한 시간 예배 시간을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기가 그리도 어려우신가. 습관성 졸음병.
# 엄마이기 이전에 사모님
음식 맛있다 칭찬하는 집사님들. 뒤로 숨는 사모님.
- 이거 P 집사가 다 한거야.
그 맛있는 음식들. 당신이 하셨다하면 뭐가 어때서-
음식 잘하는 사모님. 주방일에 서툰 집사님들. 그게 어찌 흠이 될꼬. 못하면 배우고, 서투르면 차근차근 알아가면 될 것을.. 그런 게 너무 싫어서, 그런 어이없는 반목들이 너무나도 싫어서 질끈 눈을 감아 버리고 모른척 넘어갔던 게 하루이틀은 아니나, 가끔씩 들추고 일어나는 시린 가슴들이 아직은 많음이다.
# 주일 낮 예배 설교 말씀 - 야곱이 벧엘로 올라간 이야기(창세기 35장)
형 에서와의 화해 이후, 갑작스럽게 야곱 일가에 밀어닥친 비극. 디나의 강간 사건과 피비린내 나는 살륙. 휘몰아치는 사건들 속에 넋놓고 있었을 야곱에게 하나님은 "네가 형 에서의 낯을 피해 도망하던 때에 나타났던" 나를 기억하고 단을 쌓으라 하신다.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나의 환난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나의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단을 쌓으려 하노라 하매"(3절)
벧엘. 내가 하나님을 온 맘과 몸으로 처음 만났던 그 자리. 그 곳이 아직 남아 있을까. 그 순간이 아직 내 기억자리 어딘가에 남아 있을까.
# 함께 하노라. 내가 함께 하노라.
You're NOT alone.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에 절망한다. 내가 무엇을 하겠는가. 지금은 내 공부 하나만으로도 벅차고 버거운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이렇게 힘든 여러가지 상황들 속에서 마냥 손놓고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가. What can I DO.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지금보다 훨씬 더 캄캄한 날이 있었음을 하나님은 내게 일깨우신다. 물결이 사납게 지나가던 굽이굽이마다 "내 너와 함께하지 않았느냐" 당신의 넉넉한 품으로 안아서 새 힘을 주시며, 해결해 주시지 않았느냐 말씀하시는 주님. 답답하기만한 내 마음과 여건들. 무기력한 내 모습. 가슴 속 응어리진 부분들. 나의 모든 걸 아시며, 지키시는 하나님.
많은 것들이 무너져 버렸으나,
많은 사람들을 잃었으나,
당신께서는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우리와 함께하셨으니, 의뢰하나이다. 지금의 이 순간도 당신의 손에 의탁하나이다.
# 너, 모니터 앞에 두고 울어봤냐?
이 글 쓰면서 또 운다.
왜 이렇게 가슴이 북받치는지 모르겠어.
네가 일찍 잠들어서 다행이야. 훌쩍거리다 들키면 안되는데.. 눈물 쓰윽 닦고 자야겠다.
훌쩍, 훌쩍- 푸-
http://column.daum.net/ipray4u/
<제258호> 눈물에 관한 변명 몇가지 2003년 06월 17일
# To.. 경쓰!
있잖아. 사실, 나 그거 하품한 거 맞아.
처음엔 분명히 하품이었으니까. 설교 듣다가 몰래 하품을 하긴 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건 진짜 눈물이라고 할 수 없잖아.
연신 벌개진 내 눈을 들여다보느라 넌 예배시간 내내 나한테 시선을 떼지 못하더라.
그동안 내가 그렇게 안 울었나 싶어서, 무안해지는 거 있지? 계속 고개는 떨군채로 교회 바닥만 신발로 긁어대구 말야.
근데, 정말 나중에 훌쩍거린 건 눈물이 맞아.
콧물 나오는 거 너도 봤지? --+ 말간 액체는 거짓말 안하는 거잖아. 하도 구박하는 통에 예배시간 중간에 나가서 세수하고 왔는데..
그래도 눈물은 멈추지가 않더라.
# 그건 아마도
토요일 밤. 침대에 누웠는데, 마루에서 들리는 엄마의 인기척 때문에 잠들 수가 없었다.온종일 내일 점심에 교회에서 먹을 음식 만들고, 오이소박이김치를 만드셨다는데.. 나는,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가 되돌아보니 할 말이 없는 것이다. ..
주일 아침. 학생회 예배에 사역자도 반주자도 모두 2-30분씩 지각이란다.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하랴.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속의 권사님. 불편한 다리 때문에 운전기사가 필요한데.. 내가 가고 싶은데, 목사님이 가신단다. 어수선한 분위기의 교회. 이사하느라 주일 예배에 빠진 P집사님.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온다는 성가대 K집사님. 막막함이 눈 앞을 가린다. How.. 라고 나는 끊임없이 기도하고- 일주일의 삶이 그리도 피곤하신가. 주일날 한 시간 예배 시간을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기가 그리도 어려우신가. 습관성 졸음병.
# 엄마이기 이전에 사모님
음식 맛있다 칭찬하는 집사님들. 뒤로 숨는 사모님.
- 이거 P 집사가 다 한거야.
그 맛있는 음식들. 당신이 하셨다하면 뭐가 어때서-
음식 잘하는 사모님. 주방일에 서툰 집사님들. 그게 어찌 흠이 될꼬. 못하면 배우고, 서투르면 차근차근 알아가면 될 것을.. 그런 게 너무 싫어서, 그런 어이없는 반목들이 너무나도 싫어서 질끈 눈을 감아 버리고 모른척 넘어갔던 게 하루이틀은 아니나, 가끔씩 들추고 일어나는 시린 가슴들이 아직은 많음이다.
# 주일 낮 예배 설교 말씀 - 야곱이 벧엘로 올라간 이야기(창세기 35장)
형 에서와의 화해 이후, 갑작스럽게 야곱 일가에 밀어닥친 비극. 디나의 강간 사건과 피비린내 나는 살륙. 휘몰아치는 사건들 속에 넋놓고 있었을 야곱에게 하나님은 "네가 형 에서의 낯을 피해 도망하던 때에 나타났던" 나를 기억하고 단을 쌓으라 하신다.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나의 환난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나의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단을 쌓으려 하노라 하매"(3절)
벧엘. 내가 하나님을 온 맘과 몸으로 처음 만났던 그 자리. 그 곳이 아직 남아 있을까. 그 순간이 아직 내 기억자리 어딘가에 남아 있을까.
# 함께 하노라. 내가 함께 하노라.
You're NOT alone.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에 절망한다. 내가 무엇을 하겠는가. 지금은 내 공부 하나만으로도 벅차고 버거운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이렇게 힘든 여러가지 상황들 속에서 마냥 손놓고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가. What can I DO.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지금보다 훨씬 더 캄캄한 날이 있었음을 하나님은 내게 일깨우신다. 물결이 사납게 지나가던 굽이굽이마다 "내 너와 함께하지 않았느냐" 당신의 넉넉한 품으로 안아서 새 힘을 주시며, 해결해 주시지 않았느냐 말씀하시는 주님. 답답하기만한 내 마음과 여건들. 무기력한 내 모습. 가슴 속 응어리진 부분들. 나의 모든 걸 아시며, 지키시는 하나님.
많은 것들이 무너져 버렸으나,
많은 사람들을 잃었으나,
당신께서는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우리와 함께하셨으니, 의뢰하나이다. 지금의 이 순간도 당신의 손에 의탁하나이다.
# 너, 모니터 앞에 두고 울어봤냐?
이 글 쓰면서 또 운다.
왜 이렇게 가슴이 북받치는지 모르겠어.
네가 일찍 잠들어서 다행이야. 훌쩍거리다 들키면 안되는데.. 눈물 쓰윽 닦고 자야겠다.
훌쩍, 훌쩍-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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