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홍승표 › [안도현] 가을엽서

홍승표 | 2002.10.25 22:03:5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054. 가을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 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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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추운 공부방에서 주보를 만드는데 아내가 대추차를 끓여서 들고 왔습니다. 그 대추차를 마시며 차가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려 귀 기울여 봅니다. 이 가을. 엽서 한 장 받으면 좋겠지만 요즘 엽서 누가 보냅니까? 전화로 하지요. 하지만 사람만 엽서를 보내는 게 아니네요. 눈 열고 보면 나뭇잎이, 대추차가, 국화꽃이, 햇살이 엽서를 보냈습니다.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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