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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20.<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27. 여기와 거기
목포 여성숙 선생이 어느 모임에 가셨다가 그곳을 선전하는 리플릿 표지에서 “여기로 오라. 천국 아랫목을 차지하라.”는 문장을 굵은 펜으로 몇 자 지우고, “거기 있어라. 여긴 아니다. 천국은 아랫목이 없다.”로 고친 것을 본다. 통쾌하여 잘하셨다고 말하는데 정작 본인은 어디에 있는지 안 보인다. 동일한 장소인 듯 이번엔 아무가 강론을 한다. 사람들이 뜨악한 얼굴로 흘낏거리며 처음부터 들을 마음이 별로 없다. 아무가 말을 계속한다. “나는 예수의 사도로 이곳에 왔소. 그러므로 여기서 하는 이 사람 말은 이 사람 말이 아니라 예수의 말씀이오.” 그러자 몇몇이 불쾌한 표정으로 아예 등을 돌린다. 아무가 큰 소리로 말하면서 꿈에서 불쑥 깨어난다. “우리 스승님이 그러셨소. 너희가 어디 가서 내 말을 전할 때 사람들이 들으려 하지 않거든 발에서 먼지 털고 돌아서라고!”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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