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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공기청정기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1 추천 수 0 2020.03.16 22: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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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들 너머 뽀얀 논밭에도 온다네. 아지랑이 속삭이네. 봄이 찾아온다고. 어차피 찾아오실 고운 손님이기에. 곱게 단장하고 웃으며 반기려네. 하연 새 옷 입고 분홍신 갈아 신고….” 산에는 분홍빛깔 진달래가 움을 틔우거나 기지개를 켜고, 성질 급한 매화 무당은 벌써 방울을 쩔렁이면서 굿판을 벌일 태세다. 어차피 오실 손님이기에 어서 오시라 반기련다. 삼한사온은 옛날 얘기고 이제는 삼한사미라던가. 꼬박 사흘 동안 미세먼지로 극성. 봄꽃이 출렁이는 분홍빛깔 산허리도 먼지에 가려 안 보이고, 아지랑이도 미세먼지에 가려질 판. 어서 빨리 대안에너지, 태양에너지로 가뿐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흙먼지가 일상이었던 지난 시절. 비포장도로뿐인 시골에서 태어나 비포장 마당에서 흙놀이하며 자랐지. 바지 밑단에는 흙먼지가 한 움큼씩 담겨서 털지 않고 방에 들어왔다간 이불도 흙범벅. 시멘트 가루를 먹는지 미숫가루를 먹는지 모를 정도로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때는 시멘트 먼지가 동네에 자욱했다. 지붕으로 썼던 석면 슬레이트는 아무 데나 버려졌다. 거기다가 돼지고기를 올려서 구워먹던 사람들은 암에 안 걸린 게 기적. 버스가 한번 지나가면 온 동네가 사막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먼지에 휩싸였다. 이맘때면 들불을 놓는데, 논밭의 비닐을 태우자 시꺼먼 연기들이 하늘로 솟구쳤다. 공장 굴뚝처럼 연기가 도처에서 뿜어져 올라왔다. 안전하고 청명한 세월이 얼마나 되었던가. 미세먼지 폭풍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틈새시장이라고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들었다. 나도 누가 차에다가 놓고 쓰라며 작은 공기청정기를 보내왔는데, 웅웅거리는 소리가 싫어 쓰지 않고 있다. 진짜 공기청정기는 이 나쁜 먼지들을 말없이 다 들이마시는 저 숲속의 나무들이겠다. 나무에 미안하고 감사하다.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방법은 전기며 석유, 석탄, 이런 기존의 에너지를 아껴 쓰고 줄이는 길뿐이다. 숲의 나무들 말고도 공기청정기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겠다.

임의진 목사·시인
2019.01.30


댓글 '1'

나무

2020.03.16 22:54:21

산 속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공기 청정기 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거랑 같은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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