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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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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1696 <이오 비망록(二吾 備忘錄)/풍경소리>중에서
택시 안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중년 여인의 스쿠터가 앞을 막고 서 있다.
신호등이 바뀌었지만 스쿠터는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조금 기다리던 택시 기사가 중앙선 넘어 스쿠터를 앞지르며
여인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는다.
낡은 스쿠터 같던데 어쩌다가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러잖아도 미안하고 당황해하는 눈치던데
그토록 심한 욕설을 퍼부을 게 뭐냐고,
마음속으로 여인을 두둔한다.
아, 얼마나 다행인가?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은 것은.
그리고 그건 그때 거기서 내가 할 말이 아니었다.
좀 전에 지나친 여인을 두둔하기보다
시방 내 곁의 성난 기사를 편들어,
그 가슴의 아픈 상처를 몰래 어루만져주어야 했다.
방금 추월당한 여인은 지나가버린 나의 과거요
곁에 있는 택시 기사는 나의 현재이므로.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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