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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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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76.<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83.강아지
두 형제가 한 울타리 안에 따로 산다. 버림받은 강아지가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다. 귀엽고 착하게 생겼다. 어느 집에서 그 강아지를 기를 것인지에 대하여 토론이 벌어진다. 이쪽은 이래서 자기네가 강아지를 길러야 하고 저쪽은 저래서 자기네가 강아지를 길러야 한다, 양쪽 집 주장이 모두 옳다, 한참 갑론을박하더니 누가 제안한다. “좋다. 우리가 강아지를 소유할 게 아니라 강아지가 우리를 소유하게 하자. 같은 음식을 장만해 놓고 강아지가 밥 먹는 집에서 강아지를 기르는 거다.” 다른 누가 박수치며 좋아한다. “그런 수가 있는 걸 몰랐군. 그렇게 하자. 강아지는 한 마리니까 두 집 밥을 한꺼번에 먹을 순 없겠지. 강아지가 어느 집 밥을 먹든지 그 집에서 강아지를 기르는 거다.” 기억나는 꿈은 여기까지다.
깨어나서 생각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저러시는 걸까? 너가 나를 소유하여라. 나를 네 맘대로 하여라. 내 뜻이 따로 있지만 네가 털끝만치라도 뜻을 세우며 기꺼이 네 뜻에 따를 것이다. 나는 네가 잘못한 아우를 용서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를 미워하겠으면 미워해라. 나는 네가 형제와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서로 다투겠다면 그렇게 해라. 그래도 너희는 오갈 데 없는 내 아들 내 딸이다. 너희가 내 앞에서 너희 뜻을 온전히 비우고 백기를 들 때까지 나는 너희를 위한 내 뜻을 유보하고 기다릴 것이다. 알아 두어라. 너희한테는 시간이 있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과연 그리될는지 알수 없지만 속으로 다짐한다. 누가 무슨 짓을 해도, 그를 막거나 배척하지 않으리라. 남은 세월이 있다면, 하늘처럼, 저 가없는 허공처럼, 이냥 이렇게 있기만 하리라.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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