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잃음'에 대하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987 추천 수 0 2003.12.17 10:24:27
.........

2090 '잃음'에 대하여

 

논어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가여언이불여지언(可與言而不與之言)이면 실인(失人)이요, 불가여언이여지언(不可與言而與之言)이면 실언(失言)이니" 그 뜻은 다음과 같다.
"더불어 말할 만한 사람과 말하지 않음은 사람을 잃음이요,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 사람과 말함은 말을 잃음이다."
옛 가르침이 그윽하면서도 구체적이다. 구체적이면서도 그윽하다. 고전이 갖는 멋과 맛은 그런 것이지 싶다. 세상이 변해도 변함 없는, 세상이 변할수록 변함 없는 가르침, 고전을 읽는 맛과 멋은 그래서 남다른 것이리라.  
말할 사람과 말하지 않음은 사람을 잃음이요, 말하지 말아야 할 사람과 말을 함은 말을 잃음이라, 쉽게 읽히지만 생각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 삶에서 사람과 말을 빼면 무엇이 남게 될까.
말해야 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아 사람을 잃을 때가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서도 때로는 주저함으로, 어떤 땐 교만이나 자격지심으로 말을 하지 않아 사람을 잃을 때가 적지 않다. 좋은 만남을 놓쳐버리고 두고두고 후회할 때가 있다. 참된 삶이란 참된 만남,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만큼 좋은 배움이 어디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그런가 하면 말을 잃을 때도 있다. 말할 만한 사람이 아닌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결국 말을 잃는 것이다. 많은 말을 하면서도 허전할 때가 있고, 많은 말을 했지만 오히려 오해가 쌓이는 경우가 있다. 진실 어린 말까지 소용없게 여겨질 때가 있으니 결국은 말을 잃을 때가 적지 않은 셈이다.
사람과 말, 살아가며 우리들의 삶 속에 빠뜨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말 할만한 사람과의 만남을 놓치지 않으며, 말 할만하지 않은 사람이거들랑 아예 말을 꺼내지 않는 것. 그것을 구별하는 것이 삶의 용기와 지혜일 것이다. 나부터 말할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겠지만. 말은 많고 참다운 사람은 드물어 좋은 만남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삶 속에서 사람과 말을 너무도 쉽게 잃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 생의 가장 소중한 것을 생각 없이 잃고 있는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2003.6.2) ⓒ한희철(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1 한희철 2242. 너도밤나무 열매를 주우며 한희철 2006-01-06 3963
2240 한희철 2241. '뿔'을 좇는 세상 한희철 2006-01-06 1716
2239 한희철 2240. 엉뚱한 대화 한희철 2006-01-06 2047
2238 한희철 2239. 짧아서 아름다운 것 한희철 2006-01-06 1847
2237 한희철 2238. 웬 떡이 생기거든 한희철 2006-01-06 1654
2236 한희철 2237.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지요 한희철 2005-12-30 1717
2235 한희철 2236. '보다'와 '처럼' 한희철 2005-12-30 1697
2234 한희철 2235. 아름다운 춤 한희철 2005-12-30 1579
2233 한희철 2234 진짜는 항상 아름답다 한희철 2005-12-30 1707
2232 한희철 2233. 비꽃과 비설거지 한희철 2005-12-30 1844
2231 한희철 2232. 틈과 여유 한희철 2005-12-30 1513
2230 한희철 2231. 내가 밥상을 받지 않으면 한희철 2005-12-30 2698
2229 한희철 2230. 마음의 그레발 한희철 2005-12-30 1470
2228 한희철 2229. 우린 얼마나 같은지 한희철 2005-12-21 1636
2227 한희철 2228 원수는 원수를 부를 뿐이다 한희철 2005-12-21 1589
2226 한희철 2227. 복비(伏雨)는 복비(福雨)다 한희철 2005-12-21 1683
2225 한희철 2226. 우리 손에 들린 돌멩이 한희철 2005-12-17 1617
2224 한희철 2225. 나부터 시작하자 한희철 2005-12-17 1572
2223 한희철 2224. 깨진 컵 한희철 2005-12-17 1865
2222 한희철 2223. 마지노 요새를 다녀와서 한희철 2005-12-17 2381
2221 한희철 2222. 교사불여졸성(巧詐不如拙誠) 한희철 2005-12-17 2254
2220 한희철 2221. 독일 할머니와 무 한희철 2005-12-17 1722
2219 한희철 2220. 큰 숙제 한희철 2005-12-17 1539
2218 한희철 2219. 가장 행복한 상 한희철 2005-12-17 1573
2217 한희철 2218. 쌀 두 말로 쌀 한 말을 한희철 2005-12-17 1743
2216 한희철 2217. 별이 되는 이름 한희철 2005-12-17 1543
2215 한희철 2216. 말 한 마디 한희철 2005-12-16 1515
2214 한희철 2215. 향기로운 마음의 선물 한희철 2005-12-16 1637
2213 한희철 2214. 한사람의 박수 한희철 2005-12-16 1537
2212 한희철 2213. 아버지 한희철 2005-12-16 1588
2211 한희철 2212. 아버지의 초상화 한희철 2005-12-16 1605
2210 한희철 2211. 홀가분한 마음 한희철 2005-12-15 1534
2209 한희철 2210.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한희철 2005-12-15 1527
2208 한희철 2209. 착하게 살자고요? 한희철 2005-12-15 1565
2207 한희철 2208. 박쥐의 헌혈 한희철 2005-12-15 156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