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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614.<풍경소리233>
지금도 저 깊은 산골 어디쯤
지금도 저 깊은 산골 어디쯤,
머슴이라는 성직이 남아 있을까?
말은 더듬거려도,
손발은 계절처럼 정확하게 꼴을 베어 지게에 얹는,
잔꾀 따위 부릴 줄 몰라도,
아기 솔방울 같은 눈으로 그믐달 아래 눈물 글썽이는,
가방끈은 짧지도 못하지만,
일찍 죽은 아내 가슴에 묻고서,
타다 만 부지깽이 같은 손으로
진달래꽃 가지 꺾어 입에 물고 내려오는,
저 깊은 산골 어디쯤,
머슴이라는 성직자 아직 살고 있을까?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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