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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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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550.<풍경소리215>
젊은이들에게
꼰대들하고는 소통이 안 된다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자물통만 있고 열쇠는 없는 문인데
무슨 수로 들어오겠다는 거냐?
너희 집에 우리가 혹 들어갈 순 있어도
우리 집에 너희가 들어올 순 없다.
전쟁터에서 태어나 화약 냄새 맡으며
원수의 하나까지 무찌르라는 세상에서 자라났다.
맞서 겨룰 적이 없으면 어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다.
가난조차도 싸워서 이겨야 할 공공의 적이었다.
두려움이 우리의 밥이고 우리의 똥이었다.
싸움이 우리의 씨앗이자 열매였다.
그렇게 한 평생 살아왔다.
어찌 우리 속을 두려움이 점령하지 않았겠느냐?
그러니 소통은 꿈꾸지 말고 우리를 그냥 놔둬다오.
며칠 뒤면 죽어서 땅에 묻힐 것이다.
그래도 우리를 땅에 묻는 날,
국화 한 송이에 눈물 한 방울쯤 같이 묻어다오
그 정도의 존중은 너희한테서 받을 수 있는 인생들이다.
되지 않을 소통 때문에 고민할 것 없이
우리를 그냥 있는 그대로 놔둬다오.
악간의 참을성과 짠한 마음 하나 곁들여서.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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