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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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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1949 <하루기도/생활성서>35
알밤
알밤을 줍습니다.
풀숲에 숨긴 갈색 알밤이
발견되고 싶은 보석마냥 저를 기다립니다.
뭉툭한 기운 쪽으로는 땅 기운 받아먹고
뾰족한 쪽으로는 하늘 기운 받아먹어
마침내 저토록 토실하게 익은 알밤입니다.
아, 주님
저도 당신 동산의 잘 익은 알밤일까요?
발바닥으로는 땅 기운 받아먹고
정수리로는 하늘 기운 받아먹어
이윽고 당신 입에 들어갈 만큼 토실해진 알밤인가요?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 그렇기를 바라는 제 마음 주님이 아십니다.
평생 아래로 위로 당신 먹고 살았어요.
바야흐로, 당신이 저를 잡수실 복스러운 가을입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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