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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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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1939. <하루기도/생활성서>25
흔적 지우기
산책길에 호수 위로 가벼이 날아가는 오리들을 보았습니다.
너무나 깨끗하고 우아해 보였어요.
주님,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 오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갈 수 있을까요?
그건 아무래도 무모한 꿈이겠지요?
하지만 주님, 제가 제 흔적에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으면,
그러면 그것들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겠지요.
죽어서 그리 되는 거야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일 터이고,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동안,
여태껏 제가 남기지 않을 수 없던 모든 발자취로부터,
뒤돌아보지 않고 수면위로 날아가는 오리처럼
초연히 벗어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추운 하늘 기러기 날아가면 물 위에 그림자 남지 않는다 했거니와
저도 호수처럼 그렇게 담담하고 싶습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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