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대기만성형 인물 유비

이정수 목사 | 2009.10.17 22:24:5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고전예화 129. 대기만성형 인물 유비

오랜 동안 무엇이라 평가 할 수 없는 남자가 때로는 대단히 큰 인물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대기만성형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일찌감치 저 사람은 어떠 어떠하다는 평가가 나버린 사람은 그 이미지가 일찍 고정되어 대체로 별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수가 많습니다.

삼국지의 유비가 잠룡과 같이 무엇이라 평가 할 수 없는 바로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유비는 마흔이 넘어서야 글다운 글을 읽은 사람입니다. 그가 읽은 경전의 내용이 자신의 인생 경험과 어우러져 피상적인 독서가 아니라 과연 그렇구나! 맞아! 오 좋은 말씀이로고! 하는 깊은 깨달음의 독서였습니다.

유비는 48세가 되어서 첫 아들을 보았습니다. 위의 조조는 20대에 벌써 천하에 그 이름을 드날렸고, 오의 손권도 20대에 강동 땅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었으나 유비는 50줄에 들어서도 부하 장수들과 이리저리 주유천하하는 보잘 것 없는 불쌍한 나그네 신세였습니다.

그런 어느 날 유비와 제갈공명은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제갈공명 曰, 지금 주군께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유비 曰, 우선 무엇보다도 나를 보좌해 줄 사람들을 찾아 나설 것입니다. 즉, 주 문왕이 태공망 여상을 찾고, 제나라 환공이 관중을 찾았듯이 나도 나의 사람들을 찾아 나설 것이요.

제갈량 曰, 이제 태공망이나 관중 같은 인물을 찾았다고 칩시다. 그 관중이 주군에게 무엇이라 진언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여기서 유비는 머뭇거립니다. 하! 무엇을 진언할 것인가? 군사인가? 군자금인가? 백성을 잘 다스릴 비책인가? 인사 관리인가? 하! 무엇일까? 유비는 결국 답하지 못합니다.

제갈공명 曰, 主君, 무엇보다 먼저 주군의 근거지를 확보하라고 할 것입니다. 아무리 작은 근거지라도 근거지가 없으면 대업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근거지를 확보하도록 하십시오,

유비는 제갈공명의 건의에 따라 험산준령을 넘고 山戰水戰을 겪으며 당시 중국의 오지 중의 오지 <촉>을 점거하여 근거지로 삼고 天下三分之計로 촉, 오, 위라는 저 유명한 삼국 시대의 솥의 한 발을 이루어 천하를 다투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무릇 무슨 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이 이야기에서 많은 예지를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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