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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신 오빠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 조회 수 650 추천 수 0 2014.09.13 20: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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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일제강점기 큰오빠가 봄에 독립운동을 위해 떠나며 누이동생에게 비단구두 사온다 약속했으나 가을이 되도록 오지 않는 오빠를 기다리며 쓴 당시 12세 최순애 학생의 동시다.
필자의 교회에 출석하던 안산 단원고 2학년 승환이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날 때 아홉 살 여동생에게 “할머니 말 잘 듣고 공부 잘하고 있어”라고 당부하며 선물 사온다 약속했다. 그런데 오빠는 잠자는 몸으로 돌아왔다. 새벽 6시에 교회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른 새벽에 자고 있던 누이동생이 오빠 출관예배 찬송소리를 듣고 깨어나 달려 나왔다. 오빠 관을 붙잡고 “오빠 오빠 나 놔두고 가면 안 돼. 할머니는 어쩌라고 나는 어쩌라고…”하며 울었다. 장례운구를 계속 진행할 수 없었다. 필자는 목회 40년 동안 무수한 장례식을 치렀지만 이렇게 오빠를 서럽게 부르는 누이의 애통함 만큼 절실하고 처절함을 본 것은 처음이다. 누이동생의 오빠를 찾는 울부짖음은 진도 앞바다에서 언니와 오빠, 누이동생과 남동생을 잃어버린 수백만 학생과 제자들을 잃어버린 수십만 스승들, 이 땅의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 그 친척과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눈물이기 때문이다.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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