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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기증을 하면서

서정오 목사(서울 동숭교회)............... 조회 수 623 추천 수 0 2014.11.12 16: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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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안구 기증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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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생존 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하는 것과 사후에 기증하는 방법입니다. 안구의 경우 사망 후 6시간 이내에 적출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두 눈을 모두 기증하면 두 사람에게 밝은 삶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각막 기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만 2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몇 년 전 우리 부부는 사후에 안구를 기증하기로 하고 함께 서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몇 가지 소회를 나누고 싶습니다.
내 밝은 눈, 단 한 번도 시력이 1.5 이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는 이 좋은 눈을 갖고서도 나는 돈 한 푼 치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거저 받아 평생 공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가 죽으면 이 눈도 어김없이 흙으로 돌아가 썩고 말 것입니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평생을 어둠 속에 살던 누군가가 내가 기증한 눈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죽은 뒤 이 눈까지 가져가겠다는 건 지나친 탐욕일 것입니다. 내가 죽을 때 내 신체 일부를 남에게 주는 것은 결코 대단한 희생도, 헌신도 아닙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아무런 대가 없이 받은 선물이기에 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거저 받은 것들은 거저 두고 떠납시다. 그리고 영원한 삶을 시작합시다.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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