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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658번째 쪽지!
□아버지의 손
하도 어릴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중에 가장 강렬한 기억은 ‘아버지의 손’입니다. 저의 부모님은 아홉 살이나 먹었는데 이름 석자 쓸지도 모르는 나에게 교실은 제대로 찾아 들어가야 한다고 숫자 1에서10까지 겨우 가르쳐서 국민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입학식 하는 날 반 편성을 하면서 이름을 막 부르는데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뚤레뚤레 딴 짓하고 있었습니다. “최용우 4반! 4반입니다. 최용우! 최용우 어디 있나요? 앞으로 나오세요.”
그때 아빠가 나의 손목을 꽉 잡더니 앞으로 막 끌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영문도 모르고 염소처럼 질질 끌려 나갔습니다. 하마트면 내가 4반인 줄도 모르고 이 교실 저 교실 방황할 뻔 했습니다.
그때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 나의 팔목을 꽉 움켜쥐고 끌고 나가시던 그 아빠의 손아귀에 대한 기억이 지금까지도 선명합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눅18:17) ‘어린 아이’가 천국에 간다는 말이 아니라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 천국에 갑니다.
어린이는 아직 ‘나’라고 하는 자아가 굳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끄는 대로 끌려갑니다. 그것을 거절하거나 거부할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는 할 수 있는데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 같은 어른’은 자기가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안 하는 것입니다.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데도 안 가고 누군가가 팔목을 잡아 이끄는 데로 순순히 끌려간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바로 구원입니다. 아무나 구원받는 게 아닙니다.ⓒ최용우
♥2016.12.2. 쇠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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