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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362번째 쪽지!
□자기 몫
우리 가족은 4명인데 밥을 먹을 때 보면 어쩜 그리 밥 먹는 모습이 다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학(鶴)처럼 날씬한 큰딸은 아무리 맛있는 것이 밥상에 가득 해도 먹는 양이 딱 정해져 있습니다. 정말 학처럼 먹습니다. 비싼 뷔페식당에 갈 때는 본전 뽑아야 된다고 아무리 공갈 협박 회유를 해도 그 배가 차면 더 안 먹습니다. 음식에 욕심이 없어서 변비로 고생합니다. 엄마가 많이 먹야 똥을 뒤로 밀어낸다는 이상한(?) 이론으로 안달입니다.
작은 딸은 다람쥐처럼 이것저것 열심히 자기 몫의 음식을 자기 앞에 가져다 즐비하게 늘어놓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몇 개 먹으면 땡입니다. 엄마가 맨날 먹을 만큼만 가져가고 음식 남기지 말라고 소말리아, 북한 아이들 들먹이며 야단을 칩니다.
아내는 뭐든 4등분으로 딱 쪼개서 요건 ‘내 몫이야. 각자 자기 몫만 먹어’ 하면서 식구들 음식을 분배하기를 좋아 합니다. 그러면서 다 먹지 못한 ‘내 몫’을 다음에 먹는다며 어딘가에 저장해 놓았다가 시간 지나면 못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좋은이가 남긴 것, 밝은이가 자기 앞에 쌓아 놓은 것, 아내가 자기 몫이라고 가져다 놓았다가 잊어버린 것, 전부 찾아서 처리하는 잡식성 동물입니다. ‘내 몫’이란 정확하게 4등분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이 자기 몫이라고 주장합니다. 식구들 중에 키도 가장 크고 덩치도 가장 크고 입도 가장 크고 몸무게도 가장 많이 나가고 ‘가장(家長)’ 이니 당연히 가장 많이 먹는 게 공평한 거라고 ‘가장’타령을 합니다.
그렇게 한 상에 둘러 앉아 더 먹겠다고 다투기도 하고 덜어 주기도 하면서 각자 자기 기준으로 정한 ‘자기 몫’을 먹기 때문에 온 식구들이 큰 병, 잔병 없이 건강한 것 같습니다. ⓒ최용우
♥2015.11.19. 나무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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