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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672번째 쪽지!
□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산행
계룡산에서 대전쪽에 붙어있는 물 좋은 골짜기를 '수통골'이라고 하며, 대전사람들이 가장 많이 올라가는 산입니다. 빈계산-금수봉-백운봉-관암산-관음산-도덕봉-옥녀봉이 마치 울타리처럼 둘러 있어서 종주하기 딱 좋은 산입니다. 지난번에 4시간 30분만에 한바퀴 돌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시간을 한시간만 줄여보자 하고 등산화 끈을 단단해 매고 모자를 꼭 눌러쓰고 드디어 빈계산 오름 입구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런데 제 앞에 한 젊은이가 돌 계단을 사뿐사뿐 올라갑니다. 우선 몸이 풀릴 때까지 저 청년을 따라가자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청년이 벌써 아득히 멀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 쭈, 쟤 제법 산 좀 타는데..." 부지런히 따라 올라갔는데 눈앞에서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순간, 저는 제가 80kg이 넘는 거구의 코끼리라는 사실을 잊고 우다다다다..... 분노의 질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이 흔들리고 나뭇잎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산속의 짐승들이 깜짝 놀라 숨기에 바빴습니다... 결국 바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는 청년 옆을 유유히 앞질러 가기 시작했습니다.
긴 계단 코스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늙은 노 부부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는지 내려오는지 모를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뭐가 좋은지 서로 바라보며 방싯방싯 웃으며 무슨 얘기를 재미있게 하면서.... 뭐야... 저기를 빨리 지나가야 하는데...
"봐라, 아름답지 않냐? 저렇게 살아라. 사람은 저렇게 살아야 한다. 저렇게 살아야 사람이다." 내 마음 안에서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새 그 청년이 계단이 아닌 다른 길을 통해 저 앞에 날아가고 있네요. "그래, 내가 졌다. 너 먼저 가라" 갑자기 무리를 해서인지 다리에 무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저는 등산이 다 끝날때까지 아고고고고 아고고고고 곡소리를 내면서 걸었습니다.ㅠㅠ ⓞ최용우
♥2013.6.14 쇠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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