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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일기158-6.7】 비가 오신다
긴 가뭄 끝에 비가 온다. 한 12시간 정도 제법 긴 시간동안 내리는 비에 산천초목이 목을 축이며 기뻐한다. 밭과 논에도 빗물이 땅을 촉촉하게 적셔주어 모처럼 곡식들과 풀에 생기가 돈다. 공기 중에 미세먼지와 황사들이 거의 사라진 세상은 마치 세수를 한 것처럼 깨끗하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는 아니지만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비 사진을 찍으려는데 맘에 들게 찍히지 않아 몇 번이나 찍은 사진을 삭제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 그냥 가만히 내리는 비와 빗소리를 무심코 듣는다.
우리 집 마당에서 뛰어다니거나 졸거나 수놈과 애정행각을 벌이던 길고양이도 오늘은 아침부터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모르는 어느 처마밑이나 자기들만의 아지트에서 엄마와 아기가 함께 내리는 비와 빗소리를 무심코 듣고 있겠지. 나처럼.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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