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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일기260-9.17】 도배
지난여름 하염없이 많은 날 동안 내린 비가 집안 벽을 얼룩덜룩하게 만들어서 보기 흉했다. 그래서 10년 만에 도배를 하기로 하고 지업사에서 아이보리색 벽지를 사 와 아내와 함께 거실과 주방을 싹 발랐다.
책장이나 냉장고를 들어낼 수 없어서 그냥 눈에 보이는 부분만 벽지를 붙였다. 이사할 때 책장과 냉장고를 들어내면 정말 웃길 것 같다.
원래는 거실만 하려고 했는데 주방까지 하고 나니 안방과 내 책방까지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다른 방은 다음에 틈나는 대로 하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여기에서 딱 멈추기로 했다.
도배를 하고 나니 방안이 환해졌다. 밝은색 벽지를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 벽에 이것저것 붙인 것들을 다 떼어내고 벽지를 붙인 다음 다시 걸려고 하니... 그냥 안 거는 게 깔끔해 보인다. 떼어낸 것들 죄다 내 방에 가져다 놓아 지금 내 방은 완전 고물상 되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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