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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일기360-12.26】 팥죽
웅이 할머니가 낮에 마당의 가마솥에 팥을 삶더니 동짓날이라고 팥죽을 쑤어서 커다란 양푼에 가득 담아가지고 오셨다.
“아이고, 이제 힘들어서 죽도 못 쑤것어. 이것 좀 잡숴 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몰구죽죽한 죽이 얼마나 먹음직스럽던지 작은 종재기에 한 국자 떠서 먹었다. 별로 표시가 안 난다. 저녁때 식구들이 다 모이면 시침 뚝 떼고 네 명이 똑같이 사분의 일씩 나누어 먹자고 해야겠다. ㅎㅎ
동지에는 밤의 길이가 길어 음(陰)의 기운이 강하고 귀신의 활동이 왕성해, 귀신을 쫓으려고 동지팥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팥죽의 붉은색은 양(陽)의 기운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혹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 귀신을 물리치고 죄를 씻는다는 사상이 우리나라에서 동지 팥죽으로 변형된 게 아닐까?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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