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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307-11.2】 무좀 가져가셔!
웅이네 밭에 무 뽑는 날! 할머니가 무를 잔뜩 뽑아 놓고 나를 부른다. 얼른 들고 가서 짠지 담아 먹으라 하신다. 학산빌라 할머니도 한 아름 가져가고 윗집 할머니는 무청만 필요하다며 한 바구니 가져가고 가까운데 사시는 할머니의 큰딸도 무를 잔뜩 가져갔다.
지난여름 가뭄에 내내 수돗물 뿌려가며 애써 키운 무를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서 막 나누어 준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아내는 또 누구에게 가져다줄까? 고민하다가 그냥 김치를 담기로 한다.
도시에서는 배추 한 포기, 무 하나도 마트에 가서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지나가는 사람까지 불러서 그냥 줄 정도로 아직은 넉넉한 세상이다. 이런 나눔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농사를 짓는 분들이 돌아가시면 더 이상 이런 풍경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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