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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301-10.28】똥무덤
산에 갔다. 갑자기 점심 먹은 것이 부담이 되었던지 배가 싸르르 아팠다. 산꼭대기에 공중화장실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이 있나 없나 살펴보다가 없는 것을 확인한다. 산길 옆 풀섶 아래 앉아 엉덩이를 까고 힘을 주니 천지가 진동하는 요란한 소리에 까마귀가 놀라 푸드덕거리며 날아 올라간다.
산에서 똥 싸다가 눈앞에 산삼이 있는 것을 캤다는 이야기가 생각 나 주변을 둘러본다.... 없다. 내가 낳은 녀석을 그냥 두기 민망하여 주변에 있는 돌들을 주워서 덮었다. 작은 돌탑이 되었다. 그리고 산에 올라 시원하게 ‘야---후’ 외치고 내려오면서 보니 나의 똥 무덤이 살짝 높아져 있었다.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돌탑 위에 돌을 더 쌓아 높여 놓은 것이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돌탑은 점점 더 커지겠지.
알고 보니 산의 돌탑들은 ‘똥무덤’ 이었구나!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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