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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153-6.2】십자가만 보인다
마당의 보도블럭 사이에 상추 씨앗이 떨어져 자라고 있다. 그런데 내 눈에는 보도블럭이 벌어져 금간 모양이 꼭 십자가처럼 보인다. 그래서 십자가를 찍는다고 찍은 사진에 상추는 소품이자 엑스트라이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이고, 구두닦기에게는 구두만 보이고, 목사님들 눈에는 교회만 보인다고 한다. 자기에게 관심이 있는 것만 보이는 법이다. 작은아이 입학식 때 갔더니 똑같은 교복에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안경을 쓴 300명의 학생들 가운데 내 아이를 찾는데 부모에게는 1초도 안 걸린다는 것을 알고 참 신기했었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내 눈에는 무엇밖에 안 보이는가? 오 주님 감사합니다. 내 눈에는 십자가가 보인다. 길바닥에 금이 가 벌어진 틈새기도 십자가로 보인다. 오직 십자가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십자가가 보이는 것이 천만 다행이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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