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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124-5.4】꽃이 진 자리에
지난 봄 세상을 화려하고 향기롭게 빛냈던 꽃들이 다 떨어지고 이제 세상은 초록의 잎들로 뒤덮여가고 있다. 봄꽃 중에 가장 으뜸은 매화가 아닌가 싶다. 기품이 있고 향기가 은은한 것이 선비를 닮았다. 그래서 매화는 선비들의 사랑을 받는 사군자(四君子) 중의 봄꽃이다.
밭둑에 있는 매실나무에 매실이 꽃의 흔적을 데롱데롱 달고 잘 크고 있다. 꽃은 대부분 하루정도 피고 진다. 길어야 3일이다. 그런데 만약 꽃이 지는 것을 싫어해 일년 내내 피어 있겠다고 고집하면 어떻게 될까?
대전 현충원에 가니 일년내내 화려하게 피어있는 꽃이 있었으니 그것은 조화였다. 조화에는 열매가 없다. 꽃이 져야 그 자리에 열매가 달린다.
인간세상의 이치도 다를 바 없다. 누구에게나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이 일생에 한번쯤은 있다. 그러나 평생 그것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꽃이 아닌 열매를 찾기 시작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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