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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063-3.4】산의 속살
산길을 걷다가 툭 트인 바위에 앉아 먼 산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었다. 무심코 산을 보면서 마치 인간의 속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산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나무들은 마치 피부에 난 보송보송 한 솜털 같다. 그 솜털 속에 인간은 한 마리 이(爾)처럼 미미하다.
옛사람들도 이렇게 높은 산에 올라 천하를 내려다보면서 김정호 같은 분은 산의 능선을 가늠하여 ‘대동여지도’라는 지도를 만들었고, 산의 형태를 보고 용(龍)같다, 거북(?)이 같다 호랑이(虎) 같다 하며 바람이 잘 통하고 물이 잘 빠지는 명당자리를 찾았을 것이다.
산의 이름과 모양을 보니 어쩐지 그 산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어쩜 그렇게 산 이름을 잘 지었을까? 산을 가만히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잘 몰랐을 것이다. 산이든 사람이든 그 이름이 그이다. 그러므로 이름처럼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것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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