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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045-2.14】갑각류
아내가 오후에 처가에 다녀오면서 손바닥보다도 더 넓쩍한 대게를 가져왔다. 횟집 가게 수족관 속에 한 마리씩 들어있는 그 빨간 게다. 수족관에서 키우는 전시용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내가 먹게 될 줄 몰랐다.
게딱지가 얼마나 단단한지 가위로도 안 잘라지고 망치로 두들겨야 부서질 것 같다. 참으로 단단하다. 마치 갑옷같기도 하고 방패같기도 하다. 껍데기를 벗기니 그 안에 솜처럼 부드러운 속살이 얼마나 맛이 있는지 밥을 비벼먹으니 그냥 띵호와 따봉이다.
“우리나라 크리스천들은 다 갑각류야. 겉모습은 엄청 단단하고 흔들림이 없어 보이는데, 실상 그 속은 연약한 살로 가득 채워진 갑각류…… 속이 허할수록 밖으로 드러내는 행동 양태에 더 집착하지. 왜 그런지 알아? 겉이 무너지면 속까지 다 무너지기 때문이야.”
<갑각류 크리스천> 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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