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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302】내 자리
저는 교회에 가면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꼭 앞에서 두 번째 줄 안쪽에 앉습니다. 강단에 선 목사님과 가장 가까운 자리이고, 목사님이 "주여 -" 하고 소리칠 때마다 튀는 침방울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자리입니다. (흔히 '금자리'라고 하며, 목사님 앞에서 쫄지 않을 자신 있는 담대한 사람만 앉을 수 있는 자리이지요^^)
작은 교회는 어느 교회든 보면 꼭 자기자리가 있습니다. 장로님이 늘 앉는 자리, 김 집사님의 자리, 이 권사님 자리... 누가 정해준 것도 아닌데 대부분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자기자리가 없는 사람은 '상습적인 지각생'입니다. 늦게 오면 자기자리에 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사님들 여럿 모이는 피정모임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중에 작은교회 목사님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은 새벽에 홀로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서 예배당 의자의 앞줄부터 앉아 그 자리의 주인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신답니다. 그렇게 예배당 전체를 차례로 옮겨다니며 기도하다 보면 '자기 자리'가 없는 성도들을 위해서는 기도를 할 수가 없답니다.
강대상에 서서 보면 성도들의 자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누군가의 자리가 비어 있으면 예배시간 내내 그 빈자리에 자기도 모르게 눈이 가지요. ⓒ최용우 201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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