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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검색)
【쑥티일기108】어머님과 닭 세마리
시골에 혼자 사시는 거동이 불편한 어머님이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방법은 가끔 오는 트럭장사입니다. 트럭에 이것저것 싣고 와서 팔고 가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트럭장사는 스피커로 떠들다가 사람이 안 나오면 그냥 쌩 ~ 가버립니다. 뒤늦게 느릿느릿 느린 걸음으로 나와보면 벌써 트럭이 떠나고 없다는 것이지요.
그중 아쉬운 것이 계란이어서 알 낳는 닭 세 마리를 어렵게 얻었답니다. 비어 있는 개장에 닭을 넣고 기르면서 알을 내먹으려고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알을 잘 낳던 닭들이 어느 날부터 알을 낳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료도 더 줘보고 알을 안 낳으면 잡아먹는다고 겁도 줘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하루는 가만히 보니 닭 세 마리가 알을 낳기는 낳는데, 낳자마자 다른 닭이 그 알을 먹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내 알은 네가 먹고 네 알은 내가 먹고 꼬꼬댁 꼬꼬댁..." 서로 알 나오는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다가 알이 나오면 바로 쪼아먹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머리끝까지 열 받은 우리 어머니 "엠병할 달고새깽이들..." 하면서 바로 닭 세 마리 목을 움켜잡고 뜨거운 물이 있는 솥에 집어 넣어버리셨답니다. (우~~~ 무서운 우리 어무니...) 덕분이 동네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포식을 했다고...
닭은 철분이 부족하면 자기 알 껍질을 먹어서 보충하지요. 아마도 개장이 땅에서 떨어져 있으니 닭들이 모래흙 속에서 철분섭취를 하지 못해 서로 알을 먹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용우 20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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