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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용우
【용우글방716】진짜와 가짜
파출소 뒤쪽에 빈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 앞에 해 넘어갈 때 쓰레기를 내놓으면 밤새 청소차가 와서 수거해 갑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해 왔는데,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낮에도 쓰레기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정해진 쓰레기봉투에 넣지 않은 다른 일반쓰레기들도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마치 자석처럼 온 동네 잡동사니 쓰레기들이 착착 모입니다. 면사무소에서 경고판을 붙여도 소용 없자 어느 날 cc-tv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누가 봐도 '가짜'인 표가 확 났습니다. 가짜는 아무도 안 무서워합니다. 한 2-3일 쓰레기가 안 보이는가 싶더니 다시 쓰레기가 모이기 시작합니다.
건물의 주인이 나타나 "헐 ~ 이게 뭐여? 빈 집이라고 막 쓰레기를 갖다 버려버려버려버려?" 그랬는지 어쨋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날 빈 건물을 확! 헐어버렸습니다.
이제 쓰레기가 없어지려나 했는데, 웬걸 ~ 바로 옆에 다시 쓰레기가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눈앞에 파출소가 떡 하니 있는데도 말입니다. 오늘 외출했다가 돌아오다 보니 전봇대 위에 진짜 cc-tv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오전에 설치한 것 같습니다. 오! 척 봐도 '진짜' 카메라네요.
과연! 진짜 카메라 앞에서 쓰레기를 버릴 사람이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짐작컨대 아마도 세종시 건설현장에 임시로 일하러 온 건설인부들이 동네 구석구석 방을 얻어 많이 사는데, 이분들이 범인이지 싶습니다. 수시로 들어오고 나가는데 나가면서 다시는 안 올거라며 막 버리고 가는 것 같습니다. ⓒ최용우 201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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