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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매일신문] 너라도 그럴꺼야 -박명희

신춘문예 박명희............... 조회 수 504 추천 수 0 2019.03.20 23: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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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너라도 그럴 거야 / 박명희

 

너라도 그럴 거야 / 박명희

 

  “승표야, 벼, 병아리가 나왔어.”

  은빈이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꺅! 승표는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승표는 머리를 맞댄 아이들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부화기 안에서 병아리가 아장거리고 있었다.

  “뺙뺙뺙뺙”

  반달눈을 깜빡이며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승표야, 이제 네가 병아리 엄마니까 잘 보살펴야 한다.”

  승표는 병아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털이 어찌나 보드라운지 입안에든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릴 것 같았다.

  “삐약아, 안녕?”

  알을 깨고 나오는 장면은 놓쳤지만 그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부화에 성공했으니까 말이다.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그동안 유정란 살 돈을 모으느라 좋아하는 핫도그를 보고도 침만 꼴깍 삼켰다. 돈이 모자라서 엄마 몰래 돼지저금통에서 천원을 꺼낼 때는 심장이 다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자, 이제 공부하기로 해요.”

  선생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삐약이가 뛰어놀았다. 시곗바늘이 달팽이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딩동댕, 드디어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다.

  “삐약아, 이제 집으로 가자.”

  승표는 삐약이를 작은 통에 넣어 품에 안았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자 아이들이 우르르 따라붙었다. 승표가 부러운 아이들은 헤어지기 전에 병아리를 몇 번이고 들여다보았다. 이제 엄마 허락만 받으면 된다.

  “아파트에서 닭을 키우겠다고? 아휴, 참 대책이 없네.”

  짐작대로다. 엄마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승표는 입을 삐죽이 내밀었다. 꼼짝 않고 서서 허락을 기다렸다. 엄마가 승표와 삐약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삐약이가 엄마를 빤히 보며 울어댔다. 엄마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네가 알아서 해. 엄마는 손 안 댈 거야. 그리고 베란다에서만 키우는 거야.”

  “넵!”

  신이 난 승표는 삐약이를 안고 빙글빙글 돌았다. 삐약이는 승표와 마음도 잘 통했다. 손바닥 위에 모이를 올려놓고 부르면 달려와 콕콕 찍어 먹었다. 되똥거리며 걷는 엉덩이는 얼마나 귀여운지. 삐약이만 보면 승표는 저절로 입이 헤벌쭉해졌다.

  토요일 오후였다. 승표는 컴퓨터게임에 빠져 있었다. 게임은 주말에 딱 한 시간만 허락되기에 일 초도 놓치기 아까웠다. 옆 눈 한 번 팔지 않고 승표는 키보드를 두드렸다.

  “승표야, 청소하게 베란다 문 좀 열어 둬.”

  평소 같으면 투덜거렸을 것이다. 엄마에게 밉보였다간 자칫 삐약이에게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 승표는 재빨리 베란다 문을 열고 모니터 앞으로 달려왔다.

  “승표야, 이리 와봐.”

  엄마 목소리가 이번에는 귀를 잡아당겼다. 조금만 더하면 게임을 이기는데, 키보드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잠깐, 잠깐만요.”

  “병아리가 나갔단 말이야.”

  “예?”

  승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만 열지 왜 방충망까지 열어서는….”

  승표는 바깥을 내다보았다. 삐약이가 화단으로 뛰어내려 놀고 있었다. 집이 1층이라 다행이었다. 승표는 신발 뒤를 꺾어 신고 바깥으로 나갔다.

  “뺙뺙뺙뺙…”

  다급하게 우는소리가 들렸다. 승표는 화단을 살폈다. 얼룩 고양이가 삐약이를 쫓고 있었다. 승표는 신발을 제대로 신느라 멈칫했다. 그 사이 고양이는 삐약이를 물고 담장 쪽으로 달아났다. 승표는 허겁지겁 따라가며 돌을 집어던졌다.

  “야! 거기서.”

  고양이는 배가 불룩했다. 그런데도 승표보다 더 재빨랐다. 약 올리듯 고양이는 사뿐히 담을 넘어 사라졌다.

  “삐약아! 삐약이를 꼭 찾아야 해.”

  주변을 샅샅이 뒤져도 삐약이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승표는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털레털레 내딛는 발걸음마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꼭 복수할 거야.”

  승표는 주먹을 꼭 쥐었다. 게임 속의 전사처럼 눈이 이글거렸다.

  다음 날부터 승표는 학교를 마치면 곧장 집으로 왔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집 주변을 뒤졌다. 며칠 동안 길고양이 몇 마리를 보았지만 얼룩 고양이는 아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가방을 집에 놓고 바깥으로 나가는데, 옆 동에 사는 은빈이가 다가왔다.

  “승표야, 오늘도 고양이 못 찾았어?”

  승표는 힘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우리가 도와줄게.”

  은빈이와 동생 수빈이가 작대기를 집어들고 따라나섰다.

  “여기 나무 틈새로 빠져나갔다고 했지?”

  “분명히 한 번은 다시 나타날 거야.”

  “먹이로 유인해볼까?”

  승표는 엄마 몰래 참치통조림을 가져왔다. 뚜껑을 열어 고양이를 놓친 자리에 통조림을 놓아두었다.

  “이제 저 모퉁이에 숨자.”

  승표는 탐정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통조림을 지켜보았다. 두 시간이 지나도록 고양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수빈이가 집에 간다고 일어섰다가 재빨리 앉았다.

  “고양이 왔어. 저기 봐.”

  흥분한 수빈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담장 아래로 고양이 한 마리가 걸어오고 있었다.

  “쉬잇!”

  “그 고양이 맞아?”

  은빈이가 귀엣말로 물었다. 삐약이를 물고 간 고양이는 배가 불룩했다. 그런데 지금 나타난 고양이는 배가 홀쭉했다.

  “아닌 것 같기도 해.”

  두리번거리던 고양이가 몸을 낮추었다. 통조림 쪽으로 슬슬 다가와 냄새를 맡았다. 이쪽을 힐끗거리며 통조림을 먹었다. 승표는 고양이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승표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에 고양이는 통조림을 다 먹었다. 고양이가 혀로 입가를 닦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양이가 뛰기 시작했다.

  “따라가 보자.”

  아이들도 후다닥 일어나 고양이를 따라 뛰었다. 한 번 멈칫거린 고양이가 아이들을 보더니 나무를 타고 올랐다. 승표가 발을 동동 구르며 허공에 주먹을 내질렀다.

  “으아, 거의 잡을 뻔했는데.”

  “통조림 먹을 때 때려줬어야지.”

  수빈이가 작대기로 바닥을 소리 나게 두드리면서 말했다. 그 사이 고양이는 담장 위로 뛰어내려 저편으로 사라졌다.

  “내일은 포위작전을 써보자.”

  은빈이와 수빈이가 돌아갔다. 약이 오른 승표는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었다.

  다음 날 수업을 마치고 몇몇 아이가 따라나섰다. 힘 좀 쓰는 무건이와 날쌘돌이 재현이가 작대기를 들었다.

  “고양이를 때려준다고? 고양이가 불쌍해.”

  여자아이들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말 하려면 끼지 마. 우리는 도둑고양이에게 복수하려는 거야.”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짰다. 어제처럼 참치통조림을 담장 아래에 놓았다. 한참이 지나도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참을성 없는 무건이가 하품하며 몸을 비틀었다.

  “더는 못 기다리겠다. 고양이가 자주 나타나는 곳을 뒤져보자.”

  아이들은 담장을 돌아 재개발 지역으로 들어갔다. 건물은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고 여기저기 칠도 벗겨졌다. 버려진 물건들이 군데군데 쌓여 있었다. 아무도 살지 않아 기분이 으스스했다. 풀이 뒤엉킨 화단을 지날 때는 어깨가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귀신 나올 것 같아.”

  “쉿! 무슨 소리가 들려.”

  앞서가던 날쌘돌이가 몸을 숙였다.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울음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담장을 돌자 소리가 더 커졌다. 고양이 소리였다. 부서진 가구 더미에서 나는 것 같았다.

  “저기다, 저기.”

  무건이가 엉덩이를 추어올리며 가구 더미 속을 들여다보았다.

  “새끼고양인데?”

  승표는 무건이를 밀어내고 속을 살폈다. 망가진 서랍장 틈에서 새끼고양이 세 마리가 오글거리고 있었다. 어미고양이는 먹이를 구하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새끼의 무늬가 어제 본 고양이를 꼭 닮았다.

  “어제 그 고양이 새끼가 분명해.”

  “요놈들이라도 꺼내서 혼내줄까?”

  무건이가 작대기를 바닥에 탁탁 쳤다. 겁먹은 새끼고양이들이 서로 엉키며 울어댔다.

  “그, 그건 안 돼. 새끼는 잘못 없어.”

  깜짝 놀란 승표가 손을 내저었다.

  “그래, 저기 숨어서 기다려보자.”

  아이들은 모퉁이를 돌아 쪼그려 앉았다. 무건이가 휴대폰을 꺼냈다. 오락을 하는 무건이 옆에 아이들이 달라붙어 구경했다. 승표는 서랍장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은 꼭 복수하고 말 거야.’

  한참 뒤, 저쪽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걸어왔다.

  “왔다, 왔어. 어제 그 고양이야.”

  고양이가 서랍장 앞에서 멈추었다. 주변을 살펴본 고양이는 미끄러지듯 둥지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숨죽이며 고양이 가족을 지켜보았다. 어미 고양이가 털썩 눕자 새끼 고양이들이 옥실거리며 젖을 빨았다.

  “고양이가 새끼를 가져서 배가 불룩했나 보다.”

  은빈이의 말에 승표는 자꾸만 눈을 깜빡거렸다. 입술까지 잘근잘근 깨물었다. 당황하면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버릇이었다.

  “새끼고양이 좀 봐. 너무 귀엽지?”

  “언니, 고양이 불쌍해. 집도 추워 보이고….”

  복수 따위는 잊은 듯 은빈이와 수빈이가 속삭였다. 학원에 가야 한다며 재현이가 먼저 자리를 떴다. 마냥 기다려도 고양이는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다.

  “또 먹이로 유인하자.”

  담장 아래 두었던 참치통조림을 가져와 가구 더미 앞에 놓았다. 잠시 뒤, 어미 고양이가 고개를 바깥으로 내밀었다. 코를 씰룩거리며 통조림 냄새를 맡았다.

  ‘그래, 나와라. 먹을 때 딱 한 대만 때려 줄 거다.’

  승표는 작대기를 단단히 쥐었다. 무건이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이야.’

  승표가 작대기를 견주는데, 고양이가 둥지 안으로 쑥 들어갔다.

  “에이, 눈치 챘나?”

  “야야, 다시 나온다.”

  이번엔 새끼고양이까지 같이 나왔다. 어미가 비켜서자 새끼고양이들이 통조림을 게걸스럽게 먹었다. 어미 고양이는 옆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야? 자기도 배고프면서….’

  작대기를 치켜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복수해야 해! 안 돼!’

  복수하자는 승표와 안 된다는 승표가 머릿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눈썹을 잔뜩 올린 무건이가 승표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홍승표, 복수 안 해?

  얼굴이 굳어진 승표는 한숨을 쉬며 작대기를 내려놓았다.

  “야, 왜 그래?”

  무건이는 승표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에이, 시시한 녀석.”

  무건이가 승표를 밀치고 대신 나섰다. 고양이들은 통조림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허공에 작대기를 몇 번 휘두른 무건이가 고양이를 견주었다. 작대기를 막 내려치는 찰나에 승표가 고함을 질렀다.

  “그만!”

  승표는 무건이의 작대기를 빼앗아 저만치 던져버렸다. 화들짝 놀란 어미 고양이가 새끼들을 데리고 둥지로 들어갔다.

  “너 이 자식, 도와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무건이는 씩씩거리며 승표를 떠밀었다. 승표는 흙바닥에 털썩 넘어지고 말았다.

  “홍승표 너, 두고 봐.”

  눈을 흘기던 무건이는 주먹을 쥐어 보이곤 먼저 가버렸다.

  “승표야, 괜찮아? 그만 가자.”

  은빈이와 수빈이가 승표를 일으켰다. 글썽거리는 눈물 너머로 삐약이가 어른거렸다.

  ‘삐약아, 미안해….’

  서쪽 하늘이 승표의 눈처럼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당선소감>  출발선 선 마음으로 노력할 것


  가고 싶은 길이 있었습니다. 떠밀렸는지 스스로 선택했는지도 모르게 다른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미련을 갖지 않도록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후회하지 않도록 성취에 매달렸습니다.

  가끔, 그러니까 달빛이 푸르게 빛나는 밤이나 길섶에서 풀벌레가 울어대는 날,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멀리서 누군가 손짓했습니다. 잊을만하면 환영처럼 나타나는 그는 문학을 꿈꾸던 열여덟의 나였습니다.

  이미 너무 멀리 왔기에 되돌아갈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한참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감성만은 그때로 돌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세상과 부대끼느라 묻은 때가 많았습니다. 닦아도 투명해지지 않는 심상으로 동화를 쓸 수 있을까. 펜을 들면 여과되지 못한 관념이 먼저 튀어나왔습니다.

  틈만 나면 도서관에 가서 책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래도 좀처럼 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발을 헛디디기도 하고 치기 어린 욕심을 부리다가 무릎도 깨졌습니다. 주제넘은 길에 뛰어들었나 싶어 조바심이 일었습니다. 잠시 도망을 갔다가도 하룻밤 자고 나면 또 글을 끼적이고 있었습니다. 중력 같은 것이었습니다.

  동화를 쓰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문학은 밥이 되지 않는다며 팽개쳐버린 열여덟의 꿈을 다독이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잡상이 우거진 글 길을 헤치다 보면 동심이 노니는 연못이 나오고, 동심과 눈을 맞추면서 함께 유영하니 어느새 나는 동화가 되고 있었습니다.

  당선은 출발선에 서는 것임을 압니다. 더 공부하고, 더 생각하고, 더 관찰하겠습니다. 시장이든 골목이든 놀이터든, 그 속으로 들어가 살아 있는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그리하여 어린이의 마음이 노니는 길에 별처럼 반짝이는 동화 꽃을 피우겠습니다.

  꿈을 응원해주신 심사위원과 매일신문에 감사드립니다.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제6회 독도문예대전 특선.

● 제8회 경북문화체험 전국 수필대전 장려.

● 대구외국어고 보건교사.


  <심사평>  주인공 성장 과정 깊은 공감 불러내


  의욕에 넘치는 신진작가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작품 177편을 열심히 읽었다. 세계로 나가야 할 우리 아동문단에 역동적인 기운을 불러올 참신한 작가를 찾는다는 점에서 몹시 설레었다.

  우선 ‘옷장 속의 비밀’ ‘마술강아지’ ‘아빠는 간다’ ‘달마중’ ‘너라도 그럴 거야’ ‘겨울 견딘 나무’ ‘도라시를 아니’ ‘도깨비일까’ ‘안녕 대복아’ ‘내년에는 평화’ ‘봉순이는 누굴 닮았을까’ ‘연 날리는 수녀’ 등 12편을 가려 들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고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주제가 튼튼하면 좀 더 믿음이 가는 구성이 아쉬웠고, 소재가 넉넉하면 심리 묘사가 다소 장황하였다. 심리 묘사가 적절하면 줄거리가 흩어져 있거나 다소 과격하게 전개되기도 하였다. 또한 발상은 참신하나 끝맺음은 일반적으로 흘러 신인다운 패기가 아쉬웠고, 묘사는 좋으나 캐릭터나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역량은 있어 보이나 한 편만 제출하여 다소 불안감을 주기도 하여 전체적으로 마지막 1%의 부족감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이에 다시 마지막 세 편을 가려 들고 장고에 들어갔다. 이때 가장 크게 가진 관점은 과연 어느 작품이 독자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작품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옷장 속의 비밀’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옷 정리를 하다가 발견된 도자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원초적 욕심을 그려 여운이 있었고, ‘마술강아지’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우연과 당연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역시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너라도 그럴 거야’는 애지중지 기르던 병아리를 물고 간 고양이를 찾아 복수하려다 고양이 또한 지극한 모성으로 새끼를 기르고 있는 것을 보고 분노의 방망이를 내려놓는 장면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었다.

  이에 이 주인공의 성숙해가는 동심이 독자들에게 비교적 깊은 동일시(同一視)와 전이(轉移)를 불러오리라 여겨져 당선작으로 밀게 되었다. 앞으로 더욱 큰 성취를 이루기 바란다.

심사위원 : 심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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