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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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계절

저에게도 봄은 있었습니다. 힘이 철철 넘쳐 신문 배달하여 번 돈으로 매주 3600장씩 전도지를 찍어 벽산백화점 앞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노방전도를 하였습니다. 선교단체를 만들어 일을 꾸미고 행사를 하고 그렇게 열심히 하면 기독교가 조금이라도 변할 줄 알았습니다. 희망의 꿈을 꾸고 사랑하고 노래하며 실로 저의 봄은 눈물겹고 아름다웠습니다.
저에게도 여름은 있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치고 받고 싸우고 오해하고 화해하면서 이 세상에서의 희망을 접고 저는 달팽이처럼 내면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지의 구름을 뚫고 올라가 깊은 묵상 속에서 주님과 하나가 되고 그러면서 세상은 없어졌습니다. 실로 저의 여름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눈에 보이는 것 없는 지난한 시기였습니다.
저에게 지금은 가을입니다. 가을이되 이제 막 시작된 초가을입니다. 오늘까지 인도하신 주님의 은혜에 그저 감사의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집니다. 나의 생각은 좀 더 깊어지고, 나의 눈은 다른 사람도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나의 입은 침묵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에는 내 키만큼 책을 써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냥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을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느새 내 안에는 열매로 맺힌 글 주머니들이 대충 생각해도 내 키만큼은 거뜬히 쓸 만큼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책 한 권씩 만들어내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는 글만 있으면 책을 펴낼 수 있는 환경이 되었고, 저는 이제부터 내 안에 열린 열매들 중에 맛있게 잘 익은 열매들부터 하나씩 따서 책을 만들 것입니다.
저에게 곧 겨울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겨울은 절망의 계절이 아니라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마무리의 계절이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거둔 열매들을 욕심 없이 다 내놓고 조용히 기도하면서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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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2023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그 여자 그 남자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았어요.
사람의 분별심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아프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은 왜 하필 그런 환경에서 태어났는지.
대강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분명한 결론이나 대답은 없었지요.
그냥 그런 이야기를 조금 짠한 마음으로 나누었을 뿐입니다.
아시는 대로, 그 여자는 제 아내고 남자는 저였어요.
제가 저를 '한 남자'로 보고 있는 겁니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게 저는 좋았어요.
고맙습니다. 주님.
앞으로도 자주 제가 그렇게 보였으면 합니다. ⓒ이현주 (목사)

 

 ● 한희철2844 -  얘기마을  지난글

□가을

한때는 연초록빛
눈부심으로
말씀하시더니
이제는 붉디붉음
눈물겨움으로
말씀하시네   ⓒ한희철 목사

 

●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아내의 배짱

친정에 다녀온 아내가 빵을 몇 개 가지고 왔습니다. 장모님이 김치냉장고 위에 올려놓은 것을 먹을 사람이 없어서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만 빼고 모두 유통기간이 지난 빵입니다. 어떤 것은 2주나 지났습니다.
"이거 유통기한이 지나도 너무 지났네... 이거 먹으면 죽어"
"괜찮아. 엄마가 안 죽는다고 그랬어. 냉장고에 있던 빵이라 괜찮아."
"그래도... 쫌 그런데... 한 3-4일 지난 거리면 몰라도.... "
"괜찮데두. 안 먹으려면 말어 내가 다 먹을겨"
유통기한이 15일 지난 크림빵 - 아내가 괜찮다고 해서 가지고 나가 차 안에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하고 집에 왔는데, 갑자기 온 몸에 한기가 들고 속이 매슥거리면서 어지러웠습니다. 이건 식중독 초기 증상입니다. 조용히 안방으로 가 쓰러졌다가 두 시간만에 일어났습니다.
제가 위장이 워낙 좋아 웬만한 것은 다 소화시켜서 똥을 만들어버리는데 유통기한이 15일이나 지난 빵은 안 되는군요.ㅠㅠ
저도 지난번에 처가에 갔을 때 장모님이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대수롭지 않게 "괜찮아. 먹어도 아무 이상 없어" 하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옛날 분들은 배고프고 가난한 시절을 살아왔기 때문에 음식을 날짜 지났다고 버리지 않습니다. 쉰 밥도 다 씻어서 단술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자식은 엄마의 말을 무조건 믿습니다. 아마도 아내는 엄마의 말은 아무 의심 없이 믿고 저에게 무심코 "괜찮아" 그랬을 것입니다. 요즘엔 빵에 얼마나 방부제를 많이 넣는지 15일이 지나도 멀쩡해 보입니다. 그런데 속은 안 괜찮습니다. ⓒ최용우 2014.11.1

 

●최용우 커피 연작詩 243 지난시

 

      

039.gif 맥심 믹스커피

어느날 예쁜 이나영이
믹스커피 꼭지를 잡고
요렇게 찢는 거라고 가르쳐 준다
그때부터 나도 꼭 그렇게 찢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