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01호 |
2014년12월20일에 띄우는 오천백한번째 쪽지! ◁이전l 다음▷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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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숲속에서
내 작은 책방에는 책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현관 옆에 붙은 작은 창고에도 책이 가득합니다. 가끔 책더미를 뒤적여서 읽을 책들을 찾아 책꽂이에 꽂아놓고 손이 가는대로 읽습니다. 어느 날 고등학생 작은딸이 아빠방에 얼쩡거리더니 “우왁! 이거 ‘무서록’이다. 이 책이 왜 여기 있어요?” “그 수필집은 아빠가 아끼는 책인데 네가 무서록을 어찌 아냐?” “국어시간에 배웠어요.” 이태준의 수필집 무서록을 가지고 고등학생 딸내미와 책방에서 어쩌고저쩌고 이야기를 하는 기분이 참 묘하군요.^^ 작은 딸이 자기 방에 달려가더니 고등학교 추천도서목록 중에 읽고 싶은 책이라며 책 제목을 잔뜩 적어가지고 왔습니다. “뜻으로 본 한국 역사, 간디의 물레, 나쁜 사라미라인, 고전독서법.... 이런 책들 우리 집에 다 있어. 나태주 시인의 시 전집은 저기 있네. 너 나중에 아빠랑 나태주 시인 만나러 갈래? 가까운 곳에 사시는데... 강수돌 교수님은 전에 무슨 모임 때 한번 만난 적이 있는데, 먼저 책을 읽어. 난중에 한번 뵈러가자.” “우와, 우와... 아빠가 그런 분들을 어찌 알아요? 우리 아빠 대단하다.” 맨날 ‘아빠 책은 재미없어. 나니아 연대기 같은 소설을 써봐’ 어쩌고 훈수를 두더니 쫘식! 좀 컷네. 이제야 우리 딸이 아빠가 쬐꼼 나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챘구나. “학교 수업시간에 부모의 직업에 대한 토론시간이 있었는데, ‘작가’도 나름 빠지는 직업은 아니었어요...” 어쩌고 저쩌고 나의 작은 서림(書林)에서 딸과 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화를 하는 이런 날이 꼭 올 줄을 내 이미 알고 있었노라! 지난주에는 아빠의 시집 한권을 학교에 가지고 가 읽었다는데, 나머지 책들도 꼭 읽어봐라! 그러면 아빠의 마음을 조금은 더 알찌니.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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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2051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기상천외한 예배
예배를 드리는 중에 전화 걸고
예배드리는 중에 똥 누고
예배드리는 중에 산책하고
예배드리는 중에 빵을 먹었습니다.
우리의 모든 일상사가
예배드리는 중에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게 하시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이루시는 일이
길 걷고
음식 먹고
눈 쌓인 대나무 바라보고
친구에게 전화하고
똥 누는 것임을 깨우쳐 주신
너무나 기상천외한 오늘 예배였어요.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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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가는 길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것 있습니다. 비워도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것 있습니다.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한 까마득한 길 당신께 가는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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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21번째 마라톤 -대전 송년마라톤
2014.12.13 토요일에 대전 엑스포 다리 밑 갑천변에서 열린 대전송년마라톤에 참가하여 뛰고 왔습니다. 김대철 목사님과 함께 즐런~ 했습니다. 전날 흰눈이 펑펑 내리는 것을 보고 내일 뛸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여전히 날씨는 영하 4도이고 바람 불고 추웠습니다. 차에 덮인 눈을 빗자루로 쓸어내리고 시동을 걸고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햇볕이 반짝 하고 나왔습니다. 이런 날 마라톤을 한다고 나가는 남편을 아내가 힘내라고 격려를 해 줬................(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군요. 못 가게 하지 않는 것만 해도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여름에는 보통 8시에 스타트를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오전 10시에 스타트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아침에 조금 여유가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했더니, 와우~ 정말로 역동적인 대한국민 짝짝짝 입니다. 용가리처럼, 드레곤볼처럼 입김을 훅훅 내뿜는 대한의 건아들이 갑천변에 가득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이래서 몇 명이나 오겠는가? 했던 생각에 여지없이 똥침 한방 먹이는군요.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게 뭐?’ 아무 문제가 아닙니다. 관이 주도해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는 초보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기록이 잘 안 나오지만, 이렇게 마라톤 마니아들이 참석하는 대회에는 다들 빨라서 저는 언제나 뒤쪽에서 헉헉댑니다. 어젯밤에 마라톤 주로를 제설차가 한번 밀었다고는 해도 눈이 다 치워지지 않아서 미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안전하게 천천히 뛰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오는군요. 저는 준법정신이 투철해서 안내하는 대로 천천히 뛰었습니다. 아... 그러거나 말거나 넘어지지도 않고 말처럼 다각다각 달려 다니는 저 사람들은 도대체 뭐여? 천천히 뛰나 빨리 뛰나 기록은 2-3분 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이 신기합니다. 기록을 단축하는데 날씨나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나는 살을 빼야 되는게 확실해! 오늘도 무사히 완주메달을 하나 따서 목에 걸고 덜렁거리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달리기였습니다. 끝! ⓒ최용우 201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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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커피 연작詩 271 ○지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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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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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보니 웃음이 난다 내가 웃으니 아내도 웃는다. 아내가 웃으니 세상도 웃는다 커커커커 웃는 커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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