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8호 |
2015년1월10일에 띄우는 오천백열여덟번째 쪽지! ◁이전l 다음▷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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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오랜만에 목욕탕에 갔습니다. 조조할인을 받으려고 아침 일찍 갔는데 벌써 목욕탕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네요.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인데 다들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요? 직장에 출근을 하는 사람들은 이 시간여기에 있을 리 없고 저처럼 밤새 야간작업을 하고 아침에 잠깐 굳은 몸을 풀어야 하는 사람들일까요?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알게 뭐야. 그런데 누군가 탕 속에서 정치이야기를 하네요. 그러자 친구인 듯한 다른 사람들이 가세해서 한 참 동안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주로 정치를 잘 못한다, 집값을 너무 떨어뜨려 놓았다, 일자리가 너무 없다...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종교이야기 까지 하는데, 기독교인들이 어쩌고 저쩌고 불교인들이 어쩌고 저쩌고.... 가만히 듣다보니 이분들이 지금 하나님이나 부처님보다도 더 신분이 높은 분들인 것 같았습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있다가 실눈을 뜨고 보니 배도 볼록 나오고 남자들의 거시기도 축 늘어져 있고 이마도 까져있고 분명 사람입니다. 무슨 심판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정치는... 경제는... 기독교인들은 ... 자기 잣대로 세상을 재면서 옳으니 그르니 염라대왕 놀이를 합니다. 참말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귀를 후벼 파면서서 얼른 탕에서 나와 샤워기로 귀를 씻어냅니다. 씻어냈어도 다 씻기지 않아 이렇게 집에까지 와서 또 그걸 글로 쓰는 나는 뭐냐? 말이라는 것은 듣기는 쉬워도 그것을 지우기는 이렇게 어려운 것입니다. 때 닦으러 목욕탕에 갔다가 귀에 잔뜩 말 때를 묻혀가지고 와서 그걸 글로 쓰고 있네 참! 우리는 언제나 심판하는 말이 아니라 격려하고 위로하고 으랏차차차차차 힘이 나는 말을 해야 합니다.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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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2068 <하루기도/생활성서>중에서○지난글 |
□기도조차 드릴 수 없게 될 날
주님, 저는 당신을 모릅니다. 당신께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질수록 오히려 당신은 더 아득하고 가물가물해집니다. 제가 당신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서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당신이 저에게 관계하여 주십시오. 제가 당신을 모시는 게 아니라 당신이 제 안에 거하시는 그런 우리 사이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언제고 이런 기도조차 드릴 수 없게 될 그날을 바라봅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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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을 받으면
햇빛을 많이 받아 단물이 많이 든 과일을 먹을 때
"아, 맛있다 햇빛을 아주 잘 받은 게야"
감탄을 거듭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면 나도 하느님의 빛을 받아 잘 익은 마음을 갖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몹시 추울 때 나를 금세 녹여 주는 한 줄기의 고마운 햇빛을 받으면
나도 그렇게 소리없이 스며드는 햇빛처럼 이웃을 따뜻하게 녹여 주는 사랑의 마음을 갖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해인(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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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우리 집
한 달에 한 번씩 고향에 내려가 어머님 식사대접을 해드린다. 오늘은 아내와 좋은이와 함께 내려갔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여 집에 도착하니 11시이다. 어머님 혼자 살고 계시는 우리 집은 새 주소로 ‘풍기길 11번지’이다. 동네 모정 바로 앞에 있고 동네의 가장 중심에 있는 집이다. 광주에서 아우를 만나 전남대학병원에 가서 정기검진을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어머님을 차에 모시고 출발하였는데, 어머님이 집을 살 당시의 이야기를 하신다. 정말 힘들고 어렵게 집을 샀었다. 집이 없어 동네 빈 집에서 살다가 집을 샀더니 동네 사람들이 그때부터 무시를 안하더라며 집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집’은 집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집은 ‘부동산’이 되어버렸다.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사려면 10년 동안 월급을 하나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세상은 정상적인 세상이 아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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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커피 연작詩 288 ○지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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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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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연하게 타놓고 찻잔을 내려다본다 물끄러미 이제 뭘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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