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67호 |
2015년3월13일에 띄우는 오천백예순일곱번째 쪽지! ◁이전l 다음▷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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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맞이
올 겨울에만 두 번째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버벅거리는 구닥다리 컴퓨터같은 남편이 한심해보였던지 아내가 매운 음식을 먹어야 감기가 똑 떨어진다며 짬뽕을 먹자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짬뽕을 가장 맛있게 하는 짬뽕집에 갔습니다. 그리고 따끈따끈한 바닥에 자리까지 잡고 앉았습니다. 잠시 후에 온 종업원의 첫 마디가 뭐였겠습니까? “몇 분이세요?” 내가 대답하기 전에 아내가 내 입에 얼른 주먹을 쳐 넣으며 말했습니다. “세 명이요” ............ 음....... 세 명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서도 “몇 분이냐?”고요? 숫자도 못 셉니까? 이럴 때는 “일행이 더 있으세요?” 하고 물어야지... 하면서 분위기 싸늘하게 만들 것을 알고 아내가 내 입을 미리 막은 것입니다. “몇 분이냐?”고 묻는 것은 인원에 맞는 반찬그릇을 내오기 위해 미리 파악을 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렇더라도 손님을 맞는 태도가 “몇 분이세요?” 하고 묻는 것이 인사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인원파악을 못할 만큼 수 백명이 한꺼번에 오는 것도 아니고 대충 눈으로 세도 될 것을 뭘 그런 것 까지 손님에게 묻는지... 뭐 몇 명인지 세는 것도 귀찮다는 건가요? 마더 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이렇게 말했지요. “우리는 모든 사람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한 사람’을 도울 뿐이다.” 밥 한끼를 먹더라도 손님은 그 ‘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그 식당에서 ‘한 분’대접을 받으면 그 식당은 소문난 맛집이 될 것입니다. 식당에 가면 “어서오세요. 바람이 많이 불지요?” “어서오세요. 춥지요. 바닥이 따숩습니다.” 이런 인사를 좀 부탁드립니다. 몇 분인지는 직접 시계를 보고 확인하시고요.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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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구름이 그녀에게 말했다
“저 산 너머 평지에 신성한 샘이 있다. 생명나무 열매를 거기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은 생각보다 험했고 오를수록 힘겨웠다. 그래도 생명나무가 산 너머에 있다는 말을 의지하여 그는 계속 올라갔다.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마음 또한 수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험한 고난이 그에게 남몰래 안겨준 선물이 있었으니 신성한 열매 말고 다른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자의 깃털처럼 가벼운 자유가 그것이었다. 마침내 산을 넘어 평지로 향할 즈음, 그는 생명나무 열매를 얻겠다는 마음마저 내려놓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잠자리날개처럼, 또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한 줄기 바람처럼, 가볍고 맑고 투명한 존재감! 드디어 평지에 섰다. 그런데,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생명나무는 관두고 이름 모를 잡목 한 그루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이다. 신성한 샘물도 물론 보이지 않는다. 그는 구름한테 속은 것인가?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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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쁨
일을 하다가도 자꾸만 웃고 싶은 마음
혼자 있으면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충만한 마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꾸만 무얼 주고 싶고 나누고 싶은 마음
아픈 것도 내색 않고 끝까지 참고 싶은 마음
장미를 닮은 사랑의 기쁨이겠지 가시가 있어도 행복한 사랑의 기쁨이겠지 ⓒ이해인(수녀)<희망은 깨어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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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 - 어슬렁 어슬렁 동네 한
바퀴 ○지난일기 |
□버스 창가에 앉아 졸다
오랜만에 햇볕이 쨍하게 비추는 날이다. 부족한 비티민D를 섭취하기 위하여 서둘러 일과를 마치고 무작정 버스를 탔다. 그리고 햇볕이 들어오는 쪽 창가에 앉았다. 한낮이라 버스 안에는 노인들 밖에 없다. 30분마다 한 대씩 있는 655번 버스는 세종시 첫마을에서 출발하여 우리 집 앞을 지나 노은 유성을 경유하고 충남대 앞에서 유턴하여 다시 되돌아오는 버스이다. 좋은이가 이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닌다. 햇볕이 따스하니 온 몸이 노곤 해지고 눈을 감고 있으니 그냥 졸음이 솔솔 쏟아진다. 내가 내려야 될 곳은 정해져 있지 않다. 종점까지 갈 생각이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버스 창가에 앉아서 졸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유성온천역이다. 서둘러 내렸다. 기독교서점에 들려 책을 한권 산 다음에 이번에는 전철을 타고 반석까지 와서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마음이 뽀송~ 해 진 것 같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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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커피 연작詩 337 ○지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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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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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라면 커피 한잔 가지고도 왕후장상 안부럽소 그대와 함께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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