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비판

1.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새인과 서기관(율법학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폐했다’(막7:13)는 예수님의 비판은 바리새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허물어버렸다는 점에서 과격하고, 그것이 반박할 수 없을 만큼 정확하다는 점에서 날카롭습니다.
2.예수님의 비판은 오늘날 누구에게 해당할까요? 설교자들입니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설교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 지식, 신앙 경험, 무용담이나 이 세상 학문을 마치 성경적인 것처럼 전합니다. 설교의 중심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사람들의 귀’입니다.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 반응이 좋은 이야기만 합니다. 또는 ‘은혜 중심주의, 교회 성장주의, 교회에서 설정한 목표’ 달성을 위한 목적 설교를 합니다.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전해야 하는데 너무 바쁜 나머지 말씀을 듣기 위해 조용히 가라앉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또한 자신의 설교가 어떤 상태인지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 것에 대해 ‘신성모독’처럼 여기면서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3.예수님의 비판은 오늘날 누구에게 해당할까요? 설교를 듣는 자들입니다. 청중들은 ‘설교’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청중들은 자기들 귀에 달콤한 설교만 들으려고 합니다. 자신들의 양심과 영혼을 찌르는 설교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관심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말로는 ‘하나님’을 들먹이지만 실제로는 종교적인 업적에만 매달립니다.  
4.예배의 중심인 ‘설교’가 예수님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기초부터 흔들리는 ‘심각한 이야기’입니다. ⓒ최용우more...

685.육신에 심은 사람과 성령에 심는 사람(갈6:1-10)]

스스로 속이는 것은 자기를 조롱하는 것. 
자기를 조롱하는 것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것. ⓒ이현주 (목사)

□주간 학습 알림표

일이 있어 서울을 다녀오니 책상위에 구겨진 종이가 한장 돌아다니고 있었다. 펴보니 <주간학습 알림표> 놀이방에 다니는 어린이들의 부모들께 보내는 소식지였다. 가만 읽어보니 소식지가 재미있다. 
 금주의 학습주제:가을 
 월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  /화 봄 여름 가을 겨울 
 수 가을에는  /목 가을줍기(작은소풍)  /금 가을 그리기, 고구마 마탕 만들기
이번 주에는 ‘가을’에 대해 공부를 하는 모양이다. 사방 가을 기운이 가득하니 때마춰 좋은 공부가 되겠다. 밤나무 아래로 소풍까지 가면 얼마나 신이 날까. ‘금주의 학습주제’ 밑에는 <알리는 소식>이 있었다.
<지난주에는 ‘동물의 세계’를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동물 흉내내기가 가장 즐거웠답니다. 집에서도 한번 해보면 재미있겠지요. 금요일 점심은 부페식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번주에는 목요일에 작실 안골로 가을을 주으러 가려고 합니다. 점심은 ‘인우재’에서 먹으려하니 반찬만 준비해 주세요. 어깨에 메는 작은 가방이 아이들에게 편하겠지요. 좋은 가을 되시기를 기도하며....> 
익숙한 글씨, 아내 솜씨였다. 아직 놀이방 선생님을 구하지 못해 선생님이 정해질 때까진 아내가 놀이방을 돌보기로 했다. v놀이방 일이 어디 쉬운 일일까만 그래도 아낸 그 일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힘들고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천진한 아이들 모습이 사랑스럽고, 달라지는 모습이 대견스러운가보다. 
저녁 밥상을 마주하면 하루종일 놀이방에서 있었던 일들이 제일 좋은 반찬이 된다. 억지로 하거나 의무감으로 하면 더없이 힘들고 고된 일, 소중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소중한 일이다. 사랑으로 걸을 수 있기를, 그게 우리 삶의 전부이기를. (얘기마을1997)

□고드름

제640회 듣산은 어디 갈까 하다가 비학산(일출봉252m) 올랐다. 날씨가 풀리면서 땅도 풀려 신발에 흙이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스틱으로 흙을 떼어내면서 산행을 했다. 온통 콘크리이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세상에서 하루 종일 흙을 한 번도 안 밟고 지나가는 날도 있는데, 이렇게 발에 닿는 흙길의 느낌도 괜찮다.
땅 아래로 KTX철도가 지나가는 바람에 물길이 끊겨 할 수 없이 절 문을 닫고 아래 동네로 내려가 폐사가 된 중광사 빈 건물에 마치 수염처럼 고드름이 달려 있다. 
요즘에는 고드름 보기가 쉽지 않다. 고드름이 달리지 않는 집을 짓기 때문이다. 특히 고층건물 지붕은 고드름이 달리게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높은 데서 떨어지는 고드름 때문에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용우

3949.네포이즘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종교가 되면서 교회는 세속권력을 쥐락펴락하는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극점에 있는 교종(敎宗)들은 아들들에게 교종 자리를 세습했습니다. 족벌주의(nepotism)라는 말이 바로 ‘교회의 세습’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날 대형교회의 목사직 세습 역시 네포티즘이며, 과거 가톨릭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입니다. ⓒ최용우(전재및재배포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