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회개운동은 귀한 것이다

국민일보 | 2010.09.26 09:34:0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누구나 허물 많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 자기반성을 해보는 기회가 있다.그러나 자기의 과오나 잘못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공개적으로 고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긍지와 품위를 지키며 살아온 지도층 인사요, 존경받던 인물이 공개적인 회개와 고백에 나섰다는 사실은 귀한 일이다.
이 일은 제자들 앞에 엎드리는 백발 스승의 모습이나 자기의 젊은 자녀들 앞에서 회개와 고백을 하는 늙은 부모의 모습에도 비교될 수 있다.그 분들은 누구인가? 어느 면으로 보아도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위치를 지켜온 분들이다. 더구나 교계 원로급에 속한 그 분들은 지난 날 서로 다른 신학적 입장과 교리적 주장을 지켜왔던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서로의 교파적인 구별이나 신학적인 입장을 떠나 한 사람의 한국 교회 지도자라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순수한 목회자로서 하나님 앞에 진솔한 회개의 고백을 털어 놓아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한국 교회의 급성장과 함께 많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문제도 있었지만, 교계의 원로급 지도자들과 중진 목회자들의 회개운동은 귀한 일이다.
그 분들의 회개 기도문을 읽으면서 함께 많은 아픔과 괴로움을 통감하며 하나님 앞에 조용한 회개를 시작한 교역자나 교계 지도자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이 일이 한국교회 전체의 회개운동으로 확산되고 한국 사회와 민족적 회개운동으로 퍼져나가서 한국 교회의 영적 갱신과 부흥의 전기가 되고 개혁과 성결운동으로 이어지기를 간구하게 된다.
우리 사회와 국가의 역사바로세우기나 과거 청산으로 시대 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개혁 정부의 모든 시도나 정책 추진도 과거 역사에 대한 진솔한 사죄고백이 선행되기를 기대하고 싶다.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이나 극단적인 표현으로 역사 변조와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개탄하면서도 우리 지도자들의 진실한 역사적 반성이나 책임 있는 사죄고백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서 함께 베옷을 갈아입고 통회하며 과거의 못난 짓, 못난 나라를 만든 역사의 원죄를 깨닫고 근본적인 죄의 고백과 회개의 눈물로 돌아 서야할 것이다.금번 한국 복음주의 협의회가 한국 기독교 목회자 협의회와 별세 목회 연구원의 후원을 받아 계속 추진하는 회개운동이 교계 원로 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과 교회 전반으로 연계되기를 기대하는 목회자가 적지 않아 보인다.
회개운동을 시작한 ‘제가 잘못 했습니다’ 집회를 두고 형식적이고 일회성인 행사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회개고백기도로 교계 원로들의 지난날의 과오나 책임을 덮어버리고 면죄부를 주는 의식이냐고 비판하려는 입장도 있으나, 이는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울고 있는 사람들을 또 때려주는 모진 매 같기도 하다.
마음의 진실성이 없이 옷을 찢고 베옷만 걸치고 머리 숙이는 외식적 고백을 구태여 공개적으로 하고 싶은 지도자가 있겠는가?
모처럼 모두가 한국 교회 갱신과 영적 혁신을 바라며 하나님 앞에 순수하고 겸허하게 회개하는 운동이 성령의 역사로 시작되었으니 성령으로 열매 맺기를 간구한다.
/국민일보 에서(2005.4.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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