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숙 선생님께

문학사진 최좋은............... 조회 수 2337 추천 수 0 2007.06.30 11: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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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숙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좋은이 에요.
따스한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점점 더워 지네요.
이런 편지를 쓰는 것이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선생님의 제자가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6학년에 올라와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는 선생님의 묵묵한 표정에 좀 무서운 선생님일 것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재미있는 선생님인 것을 알았지요.
선생님의 소개에 우리 어린이 같은 장난스런 말투도 섞여 있고 언제나 즐겁게 수업을 해 주셨으니 까요. 선생님이 유치한 것을 좋아 하신다고 하셔서 놀았던 게임 중에 ‘숲속 작은 집에 ○○○’ 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노래 가사도 재미있고 언제나 쉽게 가사도 바꿔서 부를 수 있으니까요.
  선생님이 저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써 주셨을 때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우리 반에서 저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써주셔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요. 편지를 읽으면서 선생님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알았고 선생님의 비밀도 알았어요. 그 비밀은 우리 반 아이들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기 때문에 선생님과의 비밀이 생겨서 더욱 선생님이 친근했어요.
여자들은 비밀 가지고 있는 것을 좋아한대요. 선생님이 반 여자 아이들과 비밀을 만들어 지킬 때는 정말 친구같이 생각돼요. 남자아이들은 조금 섭섭하겠지만. 특히 선생님과 제가 다른 친구들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생겼을 때는 내가 다른 아이들과 왠지 다른 특별한 아이인 것 같은 생각까지 들었다니 까요.
선생님과 수업을 할 때 선생님이 암산을 엄청 빨리 하시는 것을 보았어요. 물론 어른들은 다 암산을 잘하시지 만요. 저는 수학계산 속도가 느렸지만 선생님이 지금 공부하는 것이 부족해도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는 누가 아냐고 말씀해 주셨을 때는 수학 때문에 했던 걱정과 부담들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았어요.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공부가 부족한 사람들 중에 나중에는 훌륭한 사람이 된 사람들도 많잖아요.
스승의 날, 친구들이 선생님을 위해 파티를 할 때 선생님은 고맙다고 1교시에는 영화를 보여 주셨잖아요? 그런데 오후에 우리가 말을 안 들어서 화를 내셨을 때는 정말 죄송했어요. 스승의 날 선물은 파티도 즐겁지만 다른 날보다 더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이 제일 좋은 선물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선생님 말씀 다 잘 듣고 잘 따랐던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리 잘 들었어도 한 번쯤은 선생님 마음 상하게 했겠죠. 그럴 때 마다 죄송한 마음이에요.
이제 몇 달만 지나면 작년 6학년 언니 오빠들처럼 우리도 정든 학교를 떠나야 하겠지요.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은 저희들이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우리 많이 가르쳐 주시고 사랑해주세요.
선생님, 좀 있으면 더운 여름입니다. 모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여기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2007년 6월 10일 최좋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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