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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Choi | 2023.03.06 07:25:0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이 시대 자화상
마태복음 17: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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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과 함께 변화산에 오르셨을 때 산 아래 있던 제자들에게 한 사람이 간질을 앓는 아들의 고침을 기대하여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간질 앓는 소년을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이같은 제자들의 실패(17:14~20)는 이미 누적된 문제였습니다. 제자들은 필요한 때에 능력을 행세하지 못했고, 동문서답을 하든 등 주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14:16~21,26,27,28~31, 15:16,23,33, 16:5,22, 17:4,10,11). 그런데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으로부터 치유의 권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예수께서 그의 열두 제자를 부르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시니라”(10:1,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10:8). 그런데 왜 제자들은 실패하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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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치유의 권한이 제자들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메시아의 권세이고, 하나님 나라의 오심에 대한 증거입니다. 그것을 대리적으로 행사하려면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실패 요인을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17:20)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여기에서의 ‘적다’의 의미는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입니다. 겨자씨만한 적은 믿음도 효과가 나타나는 법입니다. 제자들은 그 믿음이 질적으로 매우 가난하였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리어 바다에 던져지라 하며 그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고 마음에 의심하지 아니하면 그대로 되리라”(막 11:23). “주께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눅 17:6). 하지만 사랑 없는 믿음은 헛것입니다(고전 13:2). 문제는 제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늘 나도 그렇다는 점입니다. 경험과 지식은 있는데 믿음이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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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본문에 등장하는 세 종류의 사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간질병을 앓고 있는 소년입니다. 누군가에게 누가 되기보다 희망이 되고 싶은 소년입니다. 반듯하게 자라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소년의 현실은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 신세입니다. 스스로 가누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대 청년층의 모습이 이와 유사하여 마음이 무겁습니다. 자유는 있지만 선택 거리가 없는 현실에서 청년의 신음이 깊기만 합니다. 두 번째는 소년의 아비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의 고통을 속수무책 바라만 보아야 하는 아비는 영락없는 기성세대의 모습입니다. 뒤틀려지고 어긋나는 세상을 고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비참한 세대입니다. 그리고 무능력한 제자에게서 오늘 교회의 자화상을 읽습니다. 무엇인가 믿음의 역사를 이루고는 싶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있는 만 못한, 없는 게 차라리 나은 철저한 무능력입니다. 이 세상은 그들의 신음이 넘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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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믿음도 없으면서 젠체하였습니다. 능력도 보이지 못하면서 잘난 체하였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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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374 나의 믿음 약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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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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