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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3.06.09 11:26:3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t27-1.jpg[아침편지3380] 2023년 5월 20일 토요일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갖고 살면 안 될까요?
 
샬롬! 지난밤 편안히 잘 쉬셨는가요? 5월의 세 번째 주말 아침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이 되시길 빕니다. ‘노후준비를 망치는 6가지 착각’ 네 번째는 ‘자녀를 돕는데 큰 비중을 둔다.’입니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장년층이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의 65.4%가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지출’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후대비까지 함께 고려해서 균형적인 지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는 지금 20평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칫솔질을 하고 있다가 미처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벨이 울리기에 전화를 받았더니, 다짜고짜 친구가 저를 야단쳤습니다. “아니, 그것도 집이라고! 그 코딱지만 한 집에서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는 거야?”
 
친구의 말이 맞습니다. 그 친구는 천 평도 넘는 넓은 전원주택에 2층과 3층, 그리고 별관까지 있는 집에서 살고 있으니, 전화가 와도 빨리 받기가 힘들 겁니다. 그런데, 저는 책상부터 싱크대와 화장실까지 한눈에 다 보이는 20평에 살고 있으니, 그 친구 눈에는 정말 코딱지만 하게 보일 거라고 여겨집니다. “그래, 너는 코딱지도 참 크다. 그 큰 코딱지 붙이고 사느라 고생이 많다. 그러니, 날마다 냄새는 얼마나 나니?”
 
저는 그렇게 비꼬듯이 대꾸했습니다. 화가 나서 한 말이 아닙니다. 한 번도 그 친구를 부러워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런 말이 기분 나쁘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큰 집에 남편과 둘이만 살고 있는 그 친구가 너무나 힘들어 보였습니다. 늙은 부부 둘이 그 넓은 집에 살고 있는 것이 정말로 안 돼 보여서 하는 말입니다. 저는 한눈에 다 보이는 이 집이 조금도 좁아 보이지 않습니다. 청소하기도 수월해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집입니다.
 
분당 사는 친구가 있는데, 혼자 69평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루는 그 친구 집에서 자고 와야 할 일이 있어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녁밥을 먹고 나니, 늦은 시간이라 집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집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쓰레기통에서 친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이 목욕탕 하수구를 막을 듯 쌓여있고, 싱크대는 10년은 안 닦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실만 조금 좀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산이 보이고, 뒤로 봐도 경치가 천국인데, 집구석 안은 쓰레기통이었습니다. 하룻밤 묵은 값으로 화장실부터 싱크대까지 닦아주느라 4시간을 중노동 했습니다. 여관비치고는 정말 비싸게 먹힌 겁니다. 집에 돌아와 그대로 뻗어버렸습니다. 다시는 안 가고 싶은 집이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갖고 살면 안 될까요?(출처; 어른공부, 양순자 / 30년간 사형수 상담가로 봉사, 저서로는 ‘인생 9단’과 ‘인생이 묻는다, 내가 답한다!’가 있음)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그동안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실용성(實用性)보다는 ‘과시와 자랑’에 치우치는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을 부러워하리라 생각하고,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넓고 큰 집을 선호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들은, 사실대로 말하기가 곤란하니까, 그런 집에서 살고 있는 이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말을 기대했던 바였기에, 그런 빈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입니다. 아무튼,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곧, ‘실용을 중히 여기는 세상’이 오리라고 봅니다.(물맷돌)
 
[네 입으로 네가 잘났다고 뽐내지 말라. 네 입술로 ‘이만하면 되지 않았소!’하고 떠벌리지 말라. 다른 이가 너를 칭찬하고 치켜세워 주어야 보기에 좋을 것이 아니냐?(잠27:2,현대어) 누구든지 자기를 자랑하거나 업적을 내세우는 사람은 인정을 받지 못합니다. 주께서 인정하시는 사람만이 참으로 인정받은 사람입니다.(고후10:18,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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