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묵상나눔 › 추락

Navi Choi | 2023.07.09 10:52:5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예레미야 2: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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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장담하거나 큰소리칠 게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그랬습니다. 이방 신을 섬기지 않겠다고 호언하였으나 얼마 가지 않아 바알 종교의 상징인 높은 언덕과 푸른 나무 밑에서 욕망 종교에 빠져 허우적대고 말았습니다. 성을 매개로 한 유혹은 끈질기고 집요합니다. 발정기에 암내를 맡은 짐승처럼 헐떡거리며 스스로 몸을 더럽힙니다. 그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정욕은 인간이 헤어나기 가장 어려운 유혹입니다. 비그리스도인일 때도 그랬지만 구원받은 이후에도 극히 조심하지 않으면 프랑스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의 <타이스>에서 보듯 누구라도 이 올무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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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실망과 꾸중이 이어집니다. “나는 너를 종자가 아주 좋은, 제일 좋은 포도나무로 심었는데, 어떻게 하여 네가 엉뚱하게 들포도나무로 바뀌었느냐?”(2:21 새번역).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제일 좋은 포도나무로 비유하십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혹독한 노예살이에서 구원하시고 시내산 언약을 통해 ‘하나님의 소유,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출 19:6)을 삼으셨습니다. 그리고 광야에서 40년간 하나님 백성다움을 훈련 시키셨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사랑과 초월을 체득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점을 실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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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추락하였습니다. 특히 솔로몬 왕의 시대를 지나면서 급격히 타락하였습니다. 솔로몬의 지혜를 찬양하고 그 시대를 칭송하는 일은 그 시대를 바르게 보지 못한 탓입니다. 나쁜 것이 좋아지기는 어렵지만 좋은 것이 나빠지기는 쉽습니다. 공든 탑도 하루아침에 무너집니다. 요즘 이 나라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모양을 보십시오. 국토부 장관이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15년 된 국책 사업도 하루아침에 무산시킵니다. 국토부가 장관 한 사람의 부서입니까? 거기에 절차나 제도의 자리는 없습니다. 어떤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도 절차와 당위성이 있어야 하듯, 어떤 사업을 중단하는 데에도 원칙과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게 민주주의 나라입니까? 1988년 7월 7일에 노태우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며, 남북한이 상호 교류를 통해 사회ㆍ경제ㆍ문화 부문에서 공동체로 통합해 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통일을 실현시켜 나간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이 선언이 <7.7 선언>인데 이때부터 남과 북의 대화가 추진되었고 평화가 논의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년 전에는 휴전상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하면 북핵의 효용성이 사라진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여 머리를 맞대게 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금만 더 나가면 한반도에 평화가 오리라 기대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현실을 한국 그리스도인이 오랫동안 기도한 결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국교회 대부분은 그런 노력을 마뜩찮게 생각하였습니다. 심각한 자기모순입니다. 한국교회가 이 수준이라면 치매입니다. 이런 교회에 희망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한술 더 떠서 그런 노력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함부로 폄훼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민족의식이 무딘 것은 전부터 알았지만,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 안목이 보기에 딱하고 거기에 박수치는 한국교회가 가련합니다. 어쩌다 이런 나라가 되었는지 딱합니다. 이 땅의 평화는 우리가 만들어야지 남이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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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지 않은 일이 현실이 되는 시대에도 낙심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는 하늘 백성 위에 주님의 다스림과 섭리가 있기를 빕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추락이 남 같지 않습니다. 스스로 신앙과 삶을 잘 지켜야겠습니다. 민족과 공동체 역시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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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515 눈을 들어 하늘보다 https://www.youtube.com/watch?v=UFcL7pAl1OE
2023. 7. 9 주일357751916_9548964388478098_322711793907262875_n.jpg

 

그림은 프레드릭 에드윈 처치 <미국에서 본 나이아가라 폭포> 1867, 257.5×227.3cm, 스코틀랜드국립미술관, 에딘버러

첨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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